WHO 총장 "집에 머물며 게임하자" 발언

게임 질병 코드 등록 이후 발언에 논란 확산

"질병 피해 질병 권하는 이중적 태도에 분통"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의 개인 SNS에 올라온 게시물. 사진=SNS 갈무리.
[데일리한국 심정선 기자] 세계보건기구(이하 WHO)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이 일자 게임을 권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WHO가 게임을 국제질병분류에 포함해 논란이 인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기라 더욱 파장이 큰 상태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투게더앳홈 태그'를 걸고 "집에 머물면서 음악을 듣고 독서, 게임을 하며 지내자"는 글을 게시했다.

'투게더앳홈 태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머물자는 운동으로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진행 중인 캠페인이다.

해당 게시물이 논란이 된 것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이하 ICD-11)에 등재한 WHO의 사무총장이 게임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참여 방법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WHO는 지난해 5월 제72회 총회를 열고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ICD-11에 등재했다. 해당 개정안에서는 게임이용장애가 정신, 행동, 신경발달 장애 영역에 하위 항목으로 포함됐다. 도박과 같은 기준으로 치료와 예방이 필요한 중독행위 대상이 된 것.

당시 게임업계, 학계, 정치권 등은 ICD-11 등재에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대중 또한 인터넷 중독의 기준을 게임 중독에 대는 등 WHO가 제시한 연구 근거의 부실함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게임업계는 "WHO는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 등재 과정에서 대중의 공감대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며 게임을 도박과 같은 중독물질이라 주장했다"며 "그랬던 WHO가 전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 다시 게임을 권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소식을 접한 이용자들 또한 ICD-11 등재 당시 업계, 학계는 물론 대중의 공감대까지 무시했던 WHO가 대중적인 콘텐츠로 게임을 거론한 점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한편 ICD-11은 오는 2022년부터 적용돼 WHO 회원국에게 권고된다. 국내는 이르면 2025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안에 포함될 수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