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위기경보 격상에 LG전자·삼성디스플레이 등 대응조치 강화

대구지역 거주 직원 재택근무 조치, 임직원 외부 활동 최소화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자업계에 셧다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3일 코로나19 대응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자 각 기업들은 대응 태세를 더 강화하는 분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3일부터 전 임직원에 대해 사업장간 출장을 금지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모든 사업장에서 외부 방문객의 출입도 금지했다.

특히 대구와 경북지역에 대한 출장을 연기하거나 화상회의 등으로 대체할 것을 주문했다. 대구에 거주하는 구미사업장 사무직 직원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LG전자 구미사업장의 대구지역 거주 임직원은 전체 임직원의 10% 안팎 수준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특히 지난 22일 인천 사업장 직원의 가족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됨에 따라 관련 조치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LG전자는 해당 직원이 근무하던 연구동을 지난 24일까지 폐쇄 조치했다. 확진자와 접촉함에 따라 격리 조치된 연구원의 감염 여부 결과는 금일 중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자가격리 인원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천캠퍼스 연구동은 오늘부터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며 "격리된 연구원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대구·청도에 거주하는 직원 및 해당 지역에서 온 방문자가 사업장에 출입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대구·청도가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대응을 강화했다.

사진=연합뉴스
대신 대구·청도에 거주하는 직원에겐 공가(유급휴가)를 부여한다. 대구 지역의 확진자와 같은 장소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임직원들도 파악해 필요할 경우 공가를 주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3일부터 임직원이 사용하는 앱에 코로나19 자가진단 기능을 넣어 배포했다. 건강상태 및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등을 체크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출장을 자제하고, 전 구성원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 활동을 강화해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방역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3일 대구에 거주하는 구미사업장 근무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출장을 자제할 것도 권고했다. 구미-수원 사업장 셔틀버스를 비롯한 일부 사업장간의 이동수단 지원도 중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이번주부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는 근무가 어렵다는 지침이 내려졌다. 사업장 입문 뿐 아니라 통근버스 탑승도 어렵도록 조치했다. 생산직 뿐 아니라 사무직도 마스크를 착용해야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업체간 회의를 대부분 서면으로 대체하거나 유선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주부터는 모든 임직원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해야한다는 지침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는 직원들이 클린룸(무균청정지역)에서 방진복을 입고 근무하는 특성상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완성품 시장의 침체, 부품 수급 불균형 등 생태계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근심이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됨에 따라 전자산업 곳곳에서 이미 부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완성품 생산량 및 판매에 어느 정도의 영향이 나타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