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폰 판매 부진에 실적 악화, 국내 사업장 베트남 이전 효과 무색

여의도에 위치한 LG전자 사옥.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영업적자가 매 분기 불어나면서 국내 사업장의 베트남 이전 효과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5G 스마트폰에 대한 마케팅 비용 또한 증가하면서 사업구조 개선 속도가 늦어지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가 33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208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증권가는 LG전자가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기 전까지 MC사업본부 영업적자가 1000억원 후반에서 2000억원 중반 사이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잠정 실적 발표에서 전사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자 이의 원인을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로 보고 추정치를 재조정해왔다.

지난 3분기 MC사업본부는 영업적자를 전분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이는 데 성공했다. 국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체질개선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4분기 적자가 예상치보다 훨씬 커진 것을 두고 스마트폰 사업의 원가절감 노력이 한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듀얼 스크린을 적용한 'G8X 씽큐' 등으로 북미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판매량도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ODM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 또한 의미있는 사업 구조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 4분기까지 19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4분기 듀얼스크린을 통한 5G폰 등에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며 영업적자가 커졌다"며 "연말 유통재고 조정 등의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 사진=LG전자 제공
주력 시장인 북미지역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하며 매출액 또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미국 시장은 LG전자의 해외 시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지역이다.

LG전자 측은 "글로벌 생산지 효율화, 플랫폼 및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 등을 통한 사업구조 개선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4분기 연결기준 전사 영업이익은 10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증가했다. 잠정실적 발표에서 공시한 986억원보다는 소폭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는 LG전자가 2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거둔 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 상승은 '착시 효과'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기간 H&A(홈어플라이언스 & 에어솔루션)사업본부와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영업이익은 각각 1222억원, 1100억원을 기록했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글로벌 TV 시장의 경쟁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아울러 VS(전장솔루션)사업본부는 영업손실 637억원,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의 경우 영업이익 664억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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