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계열사 CEO 사관학교 역할

삼성전기 신임사장에 경계현 삼성전자 부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유임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과 경계현 삼성전기 신임 대표이사 사장. 사진=각사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기의 새 사령탑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이 오르면서 삼성전기·삼성SDI 수장이 모두 삼성 메모리반도체 사업부 출신 인물들로 채워졌다. 반도체 사업에서 쌓은 투자 확대 및 기술개발 노하우가 높게 평가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계현 삼성전기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쉬(Flash) 설계팀장, 플래쉬개발실장, 솔루션 개발실장을 역임한 반도체 설계 전문가다. 전임인 이윤태 사장과 달리 메모리반도체 한 분야에 오래 몸담아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윤태 사장은 최근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를 5년간 이끌었던 이 사장은 경 신임 사장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 오랜 이력을 갖춘 인물이다. 이미지개발팀장, LSI개발실장 등을 역임해 시스템반도체 개발을 이끌었다.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유임에 성공했다. 일각에선 올해 61세인 전 사장이 '60세룰'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이를 비껴갔다. 삼성의 '60세 퇴진' 룰은 만 60세가 되면 CEO급 임원이어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는 비공식 관행이다. 사실상 경영진의 세대교체 기능을 해왔다.

전 사장 역시 삼성전자에서 오랜 기간 반도체 개발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2010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플래시개발실장을, 2012년부터 메모리 전략마케팅팀장을 맡았다. 2014년 5월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후임으로 메모리사업부장에 올랐다. 당시 D램과 3D낸드 기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해지는 만큼 반도체 설계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의 핵심인 전자 계열사 수장에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사업부 출신 인물이 포진한 것을 두고 반도체사업부가 CEO 사관학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후방산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분야다.

전자 계열사 경영진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세트/반도체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함께 양산 안정화 및 대규모 기술투자 경험을 갖췄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후방산업이라는 큰 틀에서 봤을 때 전자 계열사 수장 역할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출신 인물이 가지는 강점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배터리를 중심으로 삼성SDI 고속성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배터리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삼성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올해 삼성전자 인사에서는 김기남 부회장도 자리를 지켰다. DS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 부회장은 1958년생이다. 하지만 반도체 전문가로서의 존재감이 커 올해 퇴진할 가능성이 낮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올해 전세계 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 비춰 봐도 삼성의 반도체 사업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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