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vs 퀄컴 ‘5G 부품 경쟁’…모뎀칩 등 원가 높아 스마트폰 가격↑

5G 관련 부품, 내년 상반기까지 5G폰 제조원가서 100달러 내외 차지할듯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와 퀄컴이 5G 스마트폰 성장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게 될 전망이다. 5G 모뎀과 RF프론트엔드(RFEE) 부품 등 5G 관련 칩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5G 스마트폰 원가에서 5G 관련 부품은 100달러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같은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5G 모뎀칩과 함께 RF(무선주파수) 트랜시버칩 앞단에 붙는 프론트엔드 부품 가격이 높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이로 인해 삼성 '갤럭시S10 5G'와 '갤럭시S10 플러스'의 제조원가(BOM)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LTE폰과 5G폰의 제조원가를 보면 최소 55달러에서 100달러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5G 지원 부품이 들어간 갤럭시S10 5G의 경우 갤럭시S10 플러스보다 제조원가가 55달러 정도 높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제조원가에서 5G 모뎀칩은 약 50%, RF 프론트엔드 모듈은 2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5G폰이 밀리미터파를 지원할 경우 제조원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 관련 안테나모듈 등이 추가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밀리미터파(mmWave·24~100GHz)는 고주파수에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5G폰에 들어간 칩은 대부분 6GHz 이하의 주파수만 지원한다.

임 연구원은 "내년 5G 스마트폰이 밀리미터파를 지원할 경우 해당 제품의 제조원가는 기존보다 최소 30달러가 더 오를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는 삼성전자와 퀄컴 등 관련 기술 선도업체가 5G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5G 통합칩 '엑시노스 980'. 사진=삼성전자 제공
대만의 디지타임스 또한 모바일용 5G SoC(시스템온칩) 유닛 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 100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와 함께 5G 모뎀칩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TSMC 등에서 차세대 공정으로 양산된다. 7나노 EUV(극자외선) 등 초미세공정 기술이 적용돼 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미디어텍이 5G 칩의 복병으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디어텍은 내년 AP와 5G 모뎀칩, RF칩 등이 원칩(one chip)화된 5G 통합칩을 3~4종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한 해 5000만개 이상의 칩을 공급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하반기에는 TSMC를 통해 6나노 EUV 공정으로 5G 통합칩을 출시한다.

미디어텍은 중저가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가 주력인 기업이다. 가격을 낮춘 5G 통합칩으로 화웨이·비보·샤오미 등 중국 거래선을 넓힐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샤오미는 미디어텍과 관계를 맺고 이 회사의 5G 통합칩이 들어간 5G폰을 출시하기로 했다.

임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미디어텍의 5G 관련 칩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며 "5G폰의 평균 가격을 크게 낮추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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