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 인수 완료 힘들 수도 있어…아직 실사 진행 중

노사문제, 해외 법인 '해외 경업 금지 조항' 관련 이슈

넷마블 본사 전경. 사진=넷마블 제공
[데일리한국 심정선 기자]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SPA(주식매매계약) 체결이 당초보다 지연되고 있다. 서비스직 인력의 정규직 전환을 내건 노조의 요구와 웅진그룹 해외 자회사의 '경업 금지' 조항 등 해결할 문제가 산재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4일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한 실사를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 당초 투자은행 업계의 예상보다 길어져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넷마블은 지난 10월 14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후 약 2개월 동안 협상을 진행한 양사는 지난 11월 주식 매매계약 안건을 결의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웅진코웨이 ‘CS닥터’ 노동조합이 서비스직 인력의 직접 고용 문제(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계약이 미뤄졌다.

◇ CS닥터 노조, 직접 고용과 지급액 1000억 요구

왕일선 방문판매서비스지부 지부장(왼쪽)과 김순옥 방문판매서비스지부 수석부지부장이 기자회견장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제공
'CS닥터'는 웅진코웨이 방문 직원으로 고객의 집을 직접 찾아가 제품 수리, 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 직무다. 'CS닥터' 노조는 지난 10월부터 구로디지털단지 넷마블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펼치며 "고용보장을 두고 사측이 지급해야 할 금액만 1000억 원대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CS닥터' 노조는 넷마블과의 면담과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넷마블 측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노무이슈가 인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부담감을 간접적으로 표하기도 했다.

이 웅진코웨이 노조는 가입 인원이 전체 노동자 1560명 중 1547명에 달해 가입률이 100%에 가깝다. 그만큼 회사에 대한 영향력도 강하다. 아울러 'CS닥터' 외에도 특별고용 형태로 일을 하고 있는 약 1만3000여 명의 코웨이레이디도 동일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터키 렌탈 자회사 '경업 금지' 계약 풀어내야

웅진에버스카이 로고. 사진=웅진그룹 제공
이번 코웨이 매각 과정에 터키 법인인 '웅진에버스카이'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회사는 2015년 6월 웅진 그룹이 유럽,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한 현지 법인으로 웅진 측이 지분을 75.6% 보유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정수기와 비데의 렌탈이다.

'웅진에버스카이'는 지난 2013년 웅진그룹의 코웨이 매각 당시 MBK파트너스와 맺은 ‘5년 경업 금지‘ 조항을 풀어낸 열쇠였기에 넷마블에게 더욱 중요하다. 당시 웅진그룹은 경업 금지 조합 시효가 끝난 다음날 '웅진에버스카이'를 통해 웅진렌탈을 설립해 정수기 사업에 재진출, 코웨이를 재인수했다.

'웅진에버스카이'를 통해 렌탈 업계에 재진입한 만큼 넷마블 입장에서는 이번 인수 계약 과정에서 경업 금지 조항을 얻어내야 한다. 경업 금지 조항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확대할 경우, 웅진그룹은 '웅진에버스카이'를 처분해야한다. 큰 투자 손실이 예상된다.

12월 말로 예정된 이번 매각 종료 시점까지 상호 협의를 이끌어내, 양사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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