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매출 올랐지만 라니티딘·보툴리눔 소송 악재

종근당 자체품목·도입품목 조화이루며 1조클럽 ‘청신호’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제약·바이오산업은 정부가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꼽았을 만큼 산업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증권시장에서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다양한 이슈들을 몰고 다니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데일리한국은 올해 매출액 1조원을 이미 돌파했거나 돌파가 확실시 또는 돌파 예상되는 제약·바이오 기업 8곳의 3분기 실적과 올해 전망치 그리고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필수적이라는 연구개발 비용 등을 3회에 걸쳐 분석한다. <편집자주>

대웅제약(왼쪽)과 종근당 본사. 사진=각 사 제공
지난해 사상 최초로 1조클럽에 가입한 대웅제약이 올해도 연속으로 1조클럽에 가입할지 그리고 지난해 매출 1조원 코앞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종근당이 올해 창사 최초로 1조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대웅제약, 악재 여파…매출 1조원 ‘안갯속’

먼저,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액 1조314억원을 올리며 처음으로 1조클럽에 가입했으나 올해는 다양한 이슈로 인해 1조클럽 재가입을 확신할 수 없게 됐다.

대웅제약이 발표한 3분기 실적은 매출 2694억3600만원으로 전기 2634억4600만원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8257억7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7590억2300만원 대비 8% 가량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대웅제약은 3분기까지 매출이 지난해 대비 올랐으며 현재 추세로만 간다면 무난하게 1조클럽에 가입할 수 있겠지만 ‘라니티딘’과 ‘보툴리눔 톡신’ 등 내외로 계속되는 이슈들에 발목이 잡혀있어 1조클럽 가입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전망된다.

대웅제약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라니티딘 성분의 항궤양복합신약 ‘알비스’와 '알비스D'를 보유 및 판매 중인데 지난 9월 해당 성분의 제품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NDMA’가 검출되며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알비스와 알비스D는 지난 한 해 동안 약 58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는 대웅제약 전체 매출액 약 6%에 해당한다. 또한 해당 의약품 회수 비용 등 라니티딘 사태는 앞으로도 대웅제약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은 PPI(프론톤펌프억제제) 기전의 치료제 넥시움도 보유하고 있지만 대체 가능한 품목인 씨제이헬스케어의 ‘케이캡’ 등 P-CAB 기전 치료제가 급성장하고 있어 넥시움으로 큰 매출을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메디톡스와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펼치는 공방도 위험요소다. 대웅제약은 지난 3분기에만 보툴리눔 톡신 관련 소송비용으로 약 100억원 가량을 사용하며 영업이익에도 타격을 입었다.

이처럼 대웅제약은 아직까지 라니티딘 사태에 대한 후속조치에 나서고 있으며 메디톡스와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두고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는 등 두 가지 이슈 모두 아직까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올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난해 대웅제약이 4분기에만 340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뒷심을 발휘해 1조클럽에 가입한 경험이 있기에 1조클럽 재가입의 꿈을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해외 매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나보타는 올해 미국 시장 매출이 본격화 되면서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24억원에서 247% 성장한 82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4분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북미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올해 9월 유럽 EMA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내년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시장인 유럽으로 본격적인 진출이 시작되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통한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 종근당, 도입품목 등에 업고 1조클럽 ‘청신호’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액 9562억1800만원을 기록하며 1조원 코앞에서 좌절했지만 올해는 절치부심해 1조클럽 최초 가입에 한발 더 다가서는 모습이다.

종근당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805억8200만원으로 이는 지난해 2663억9600만원 대비 5.3% 오른 수치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811억5100만원으로 역시 지난해 동기 6909억8400만원 대비 13% 증가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종근당의 매출상승 원인으로는 자체품목과 도입품목의 적절한 조화가 꼽힌다.

가장 먼저 종근당 자체품목인 고혈압복합제 ‘텔미누보’, 고지혈증치료제 ‘리피로우’, 관절염치료제 ‘이모튼’ 등 세 개 품목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약 880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같은 기간 뇌기능개선칠제 ‘종근당글리아티린’은 약 520억원, 당뇨치료제 ‘듀비에’와 ‘듀비메트’가 합쳐서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도입품목으로는 올해 초 씨제이헬스케어로부터 가져온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케이캡’이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케이캡은 급여출시 약 4개월만에 10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등극했고 종근당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MSD로부터 도입한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 ‘자누메트’를 비롯해 고지혈증치료제 ‘아토젯’ 등도 올해 3분기 까지 누적매출 약 300억원 가량을 기록하며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품목과 도입품목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성장추세에 있어 1조클럽 가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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