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TV용 LCD 패널 가격 안정세…연말 LCD 기업 수익성 악화 완화

4분기 대규모 쇼핑 이벤트 시즌, TV용 패널 수요-공급 일시적 균형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중국의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光棍節)가 11일 시작된 가운데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진정세로 돌아섰다. 패널업계의 LCD 감산 효과와 함께 최대 쇼핑 이벤트 기간을 맞아 TV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11일 시장조사기관 시그마인텔에 따르면 11월 TV에 들어가는 LCD 패널 가격이 전월인 10월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11월 39.5인치 LCD 패널은 61달러, 43인치 패널은 66달러 수준을 유지하며 하락세가 일시적으로 멈춘 모습이다.

TV용 패널 가운데 수요가 높은 55인치는 10월 들어 100달러선이 붕괴됐지만 이달 들어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55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 1월 143달러에서 9월 102달러까지 급락했다. 하반기 들어 중국의 BOE와 차이나스타(CSOT)가 감산에 나선 주요 원인이다.

수요가 늘고 있는 65인치 LCD 역시 11월 큰 가격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그마인텔은 "65인치 LCD 패널 가격은 11월 168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CD 패널 기업들은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11일 시작된 중국의 광군제와 함께 오는 29일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12월 영국 박싱데이를 앞둬 패널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가 이벤트가 몰리는 4분기는 TV 시장에서 전통적인 성수기로 여겨진다. 연간 TV 판매량 가운데 40% 가까이가 이 기간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LCD 제조기업의 감산과 함께 4분기 대규모 쇼핑 이벤트가 겹치면서 당분간 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7세대, 8.5세대 LCD 팹 가동률을 50% 미만으로 낮췄다. LG디스플레이는 7세대인 P7 라인과 8세대 P8-2의 셧다운(라인폐쇄)을 준비 중이다.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나노셀 TV에 적용되는 편광판을 들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중국 업체들도 LCD 감산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LCD 점유율 1위인 중국 BOE는 올해 말까지 10.5세대 팹에 대한 유리기판 투입량을 20% 줄일 전망이다. CSOT 역시 8.5세대 팹인 T2의 투입량을 지난 9월부터 올 연말까지 최대 20% 줄이기로 했다.

디지타임스는 "TV 패널 가격은 내년 1분기까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격 하락세를 막기 위한 제조사들의 대규모 감산 영향으로 내년 2분기부터는 상승세로 돌아서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LCD 물량 공세를 주도한 중국 기업이 감산에 나선 것은 이들조차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BOE는 올해 3분기에 영업손실 5억8837만위안(약 970억원)을 기록했다. BOE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6년 2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처음이다.

LCD 점유율 3위 업체인 대만의 이노룩스는 올해 3분기 48억5000만 대만(NT)달러(약 185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직전분기 손실 규모인 33억4000만 대만달러에서 더 악화됐다.

패널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도 동시에 떨어졌다. 대만의 타이페이타임스는 이노룩스 측이 3분기 자사의 패널 ASP가 직전분기 대비 2.79% 줄어들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패널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LCD 가격 하락세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기준 LCD 매출이 LG디스플레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수준이다. OLED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지만 주력 사업이 완전히 뒤바뀌기까지는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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