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텍 내년 5G 통합칩 5000만대 출하 계획, 전세계 5G폰 3분의1에 공급 야심

중국 이통사 11월부터 5G 정식 서비스 시작, 화웨이·ZTE 등 내년 5G폰 총공세

오포의 5G폰 '리노(Reno) 5G'. 사진=오포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대만의 미디어텍이 내년 모바일용 5G 통합칩을 최대 5000만개 출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5G 통합칩은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와 5G 모뎀칩, 무선주파수(RF)칩 등이 원칩(one chip)화된 형태로 구현된 것이다. 투칩(two chip) 형태보다 크기가 줄어들고, 전력효율이 향상된다.

7일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내년 3종에서 4종의 5G 통합칩을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한 해 5000만개이상의 칩을 공급할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체는 "내년 6GHz 이하 주파수(sub-6GHz)와 밀리미터파(mmWave)를 지원하는 미디어텍의 5G SoC(시스템온칩)이 3~4종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든 제품이 6GHz 이하와 밀리미터파 주파수 대역을 아우르는 방식이 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내년은 저가 5G폰에 6GHz 이하 주파수 지원 칩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중가 기종에는 6GHz 이하와 밀리미터파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칩을 납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디어텍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TSMC의 7나노 공정으로 제품을 양산한다. 하반기부터는 TSMC의 6나노 EUV(극자외선) 공정 기반의 칩을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텍의 5000만개 칩 공급 목표는 거래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5G폰 출하량은 1억6000만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미디어텍이 내년 5000만개의 5G 통합칩을 공급한다고 가정할 때 전 세계 3분의1의 5G폰에 관련 칩이 탑재되는 셈이다.

미드엔드급폰에 들어가는 AP가 주력인 미디어텍이 5G 통합칩 양산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에 방아쇠를 당기는 모습이다. 중국의 샤오미는 이미 미디어텍과 관계를 맺고 이 회사의 5G 통합칩이 들어간 5G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내년 중저가 5G폰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가 영향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올해는 국내 기업이 5G 시장을 조기 선점했지만 내년에는 부품과 세트 모두에서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5G 통합칩 '엑시노스 980'. 사진=삼성전자 제공
중국에서 지난 1일 5G 정식 상용화가 시작된 가운데 미디어텍이 거래선을 넓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악영향을 받는 상황을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AP를 공급받고 있다.

5G 통합칩 개발의 선발주자 중 하나인 삼성전자는 첫 외부 고객사로 비보를 확보한 상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는 삼성 '엑시노스 980' 칩셋을 최초 탑재한 5G 스마트폰을 7일 공개한다. 엑시노스 980는 데이터처리 능력을 높인 제품이지만 5G 통신 측면에선 아직 밀리미터파를 지원하지 않는다. 6Ghz이하 대역만 지원한다.

중국의 5G 굴기로 내년부터 5G 지원 핵심부품과 세트 모두에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5G폰 저가 공세가 내년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내년 전 세계 5G 스마트폰 판매량 1억6000만대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규모가 800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제조사와 이통사간 협력으로 5G폰 제품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차이나모바일은 2020년 내로 2000위안(약 34만원) 이하의 5G폰을 내놓기 위해 현지 제조기업과 협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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