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글·모토로라 부상에 북미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한자릿수 눈앞

구글, 美서 '픽셀' 시리즈 판매 호조…10월 '픽셀4' 출시로 점유율 확대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구글이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면서 LG전자를 밀어내고 있다. 다양한 중저가폰 라인업과 홈그라운드를 이점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분기 들어 한자릿수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보급형폰 시리즈인 'K'와 '스타일로(Stylo)'로 방어에 나섰으나 10% 지지선이 무너진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내 신형 아이폰 출시와 함께 모토로라·구글 등의 중저가폰 강화 전략이 LG전자 입지를 좁혔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모토로라와 구글이 다양한 중저가폰을 쏟아내면서 LG전자의 미국시장 점유율을 뺏고 있다"며 "9월 출시된 아이폰 역시 일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북미에서 두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배경은 상대적으로 높은 중저가폰 판매량 때문이다. 북미는 LG전자 중저가폰의 최대 해외시장 가운데 하나로, LG전자는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스마트폰 판매량 점유율 3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현지 기업과 함께 중국 제조사의 약진으로 북미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의 북미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7년 16.9%에서 지난해 15.9%로 떨어졌다. 조사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올해 3분기는 점유율 10% 아래로 곤두박질쳤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는 모토로라와 구글의 미국시장 영향력이 더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특히 구글의 매서운 기세가 점쳐진다. 24일 미국에서 출시될 구글의 프리미엄폰 '픽셀4' 시리즈와 경쟁하는 제품은 애플 아이폰과 삼성의 프리미엄폰이지만 LG 점유율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토로라와 구글이 미국에서 LG전자의 강력한 경쟁사로 부상하고 있다"며 "해외 기업의 휴대폰사업부를 인수한 중국 기업 또한 가성비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 픽셀4. 사진=구글 제공
이미 FIH모바일은 구글 픽셀4의 흥행으로 자사의 올해 4분기 매출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픽셀 4시리즈 양산을 대만의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인 콤팔 일렉트로닉스와 홍하이그룹의 스마트폰 제조계열사 FIH모바일에 맡기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픽셀4 시리즈의 글로벌 총 판매량을 1200만~1400만대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픽셀2' 시리즈와 '픽셀3' 시리즈의 글로벌 판매량 총합이 350만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구글은 스마트폰 유통채널을 다양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픽셀 시리즈는 미국 이동통신사 가운데 버라이즌에서만 구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올초 버라이즌과의 독점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스프린트, US셀룰러 등과 프로모션에 나설 수 있게 됐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470만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0.3%의 비중을 차지했다. 470만대 중 약 70%가 미국에서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구글은 이미 올 상반기에만 410만대의 스마트폰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은 상태다.

SA는 올해 2분기 구글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4.7%로 추정했다. 1분기(2.2%)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점유율이다. 올 하반기는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 흥행으로 점유율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니케이아시안리뷰는 "구글은 올해 2분기 중가 제품인 픽셀 시리즈로 미국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가진 브랜드가 됐다"며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세가 꺾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움켜쥐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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