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직접 해명에도 블리자드 '보이콧' 더욱 거세져

제이 알렌 브랙 블리자드 사장. 사진=데일리한국
[데일리한국 심정선 기자]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가 '홍콩 해방'을 언급한 선수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리며 거센 '보이콧' 역풍을 맞은 이후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블리자드는 지난 12일 '하스스톤' e스포츠 선수 '블리츠청'에게 내린 징계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징계가 완화됨에 따라 해당 선수는 출전 정지가 6개월로 줄어들며 우승 상금(약 1만달러, 한화 1200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지난 9일 블리자드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이라고 외친 '블리츠청'에게 1년간 대회 출전 정지, 상금 몰수 징계를 내린 바 있다. 블리자드는 블리츠청에 대한 자격 박탈이 그가 시위 구호를 외쳐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리자드가 처벌 근거로 삼은 조항은 '공공의 평판을 떨어뜨리거나 불쾌하게 하는 행위 또는 블리자드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모든 행위에 대해 단독 재량으로 배제는 물론 상금을 몰수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이용자들은 불분명한 조항을 들어 중징계를 내린 블리자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하고 있다.

논란이 된 '블리츠청'의 '홍콩해방' 지지 퍼포먼스. 사진=트위치 갈무리
'블리츠청' 징계 이후 게이머들은 '블리자드 보이콧'을 표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각종 포럼, 커뮤니티에 블리자드의 행위를 성토하는 글이 다수 게시됐고, 블리자드가 서비스하는 게임에서의 탈퇴를 인증하는 이도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블리자드 내부와 미국 정치권에서도 나타나는 등 크게 확산됐다. 블리자드 직원 일부는 블리자드 본사 앞 광장에서 홍콩 시위를 상징하는 우산을 들고 항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또한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과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이 "블리자드가 공산당에 굴복했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12일 제이 알렌 브랙 블리자드 사장이 직접 중국 정부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결정에서 자사와 중국과의 관계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라며 "우리는 전세계 관객들을 위해 게임과 토너먼트에 집중하도록 하는 규칙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유일하게 고려한 사항이다. 만약 반대의 견해였더라도 우리는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잠시 멈춰 게이머들에게 더 귀를 기울일 수는 없었는지 숙고했다"며 "(징계) 처리 절차가 부적절했고 너무 서둘러 결정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한편 '블리츠청'은 블리자드의 결정에 "징계를 재고해준 블리자드에 감사한다"며 "(자격 박탈) 반년은 게이머인 내게 여전히 큰 손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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