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라니티딘·인공보형물 등 늑장 대응 지적

이의경 식약처장 과거 행적에 대한 의문 제기도

이의경 식약처장과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는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약처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로 곤욕을 치른 데 이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늑장 대응과 안일한 후속 대책, 이의경 식약처장의 과거 행적 등으로 뭇매를 맞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7일 열린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라니티딘 발암 유발 물질 검출’, ‘엘러간 유방 인공보형물 희귀암 발생’,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성분 논란’ 등의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 시킨 큰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늑장 대응하거나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식약처가 인보사 성분이 바뀌었을 가능성을 인지한 때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면 해당 기간 동안 인보사가 덜 처방됐을 것이며 이에 따라 피해 환자도 줄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식약처의 ‘코오롱 인보사 일지’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2월 26일 인보사 성분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3월 22일에 식약처에 보고했다. 이후 3월 31일 식약처는 인보사의 제조 및 판매 중지 조치를 내린바 있다.

또한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성분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2월 26일부터 식약처의 조치가 내려진 3월 31일까지 324개의 인보사가 판매됐기 때문에 식약처가 해당 사실을 알게된 3월 22일에라도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면 피해 환자를 줄일 수 있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오제세 의원(더불어민주당)의원은 라니티딘 사태 후 대처를 지적했다.

오 의원은 “라니티딘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 전체에 대해 판매 중지해 환자나 약국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식약처는 단기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으며 미국 FDA 등을 비롯해서도 전면 회수를 한 곳은 몇 곳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국회 보건복지위는 식약처가 선제적인 대응이 아닌 해외 정보를 받은 후에야 대응에 나서는 식약처의 무능함에 대해서도 크게 질타했다.

라니티딘 사태나 유방 인공보형물 사태 모두 FDA(미국식품의약국)나 EMA(유럽의약품청)에서 발표한 결과를 보고서야 식약처도 조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라니티딘과 엘러간 유방 인공보형물에 문제가 있다고 미국 FDA가 발표한 뒤 며칠이 지나서야 국내에도 알려졌다. 식약처가 FDA 출장소는 아니지 않나. 매번 허겁지겁 임기응변식 미봉책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지난해 발사르탄 때도 마찬가지며 의약품에 대한 위해정보를 FDA나 EMA 홈페이지를 통해 뒤늦게 파악하는 모습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 식약처장이 직접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거친 표면 인공유방 이식자가 약 9만7000명에 달하지만 이 중 식약처가 파악한 인원은 4만4478명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의경 식약처장이 7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 참여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의경 식약처장, ‘인보사 경제성평가’ 업체 실소유주?

이날 식약처 국정감사에서는 이의경 식약처장의 과거 행적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장정숙 의원(바른미래당)과 윤종필 의원(자유한국당)은 이의경 식약처장이 교수시절 인보사의 경제성평가를 실시한 업체의 실질적 경영자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정숙 의원(바른미래당)은 “지난 7월 복지위 회의 때 이 처장은 인보사 경제성평가 연구와 관련해 4000만원의 연구비를 수령했다고 밝혔으나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에 확인한 결과 인보사 경제성평가 연구비는 총 1억2000만원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은 당시 이의경 교수 연구팀 외 ‘비아플러스’라는 경제성평가 전문 기업과도 용역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교수가 식약처장에 임명될 당시 비아플러스 주식 1600주를 매각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80%에 해당하는 지분이며 이 교수가 해당 업체에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한 실소유주며 연구 일감 몰아주기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이 처장의 논문 24건 중 비아플러스 대표와 공동연구한 것이 19건으로 이 처장이 교신저자와 제1저자 등으로 참여했다는 것을 들었다.

윤종필 의원(자유한국당)은 “비아플러스 임직원들이 제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처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비아플러스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비아플러스는 실험실 창업회사로 제자들이 창업했기 때문에 교수로서 학생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 지원한 것이다. 논문은 비아플러스 대표가 박사 학생들이었고 7년 이상 함께 연구를 했기 때문에 학생과 제자로 작성한 논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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