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M10' 하반기 D램 설비 CIS용 전환…내년 CIS 비중 급증

SK하이닉스 고부가 CIS 생산량 늘려, 메모리반도체 불황 돌파구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이천의 팹 'M10'을 이미지센서 전진기지로 구축한다. CMOS이미지센서(CIS) 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늘려 CIS 팹으로 활용한다. D램 양산 비중을 크게 줄여 이미지센서 수요 증가에 대응할 방침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D램을 생산하는 M10을 내년 말까지 CIS 중심의 팹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올 2분기 M10에서 나오는 D램과 CIS 생산규모를 내년 비등하게 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최근 이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말까지 M10에서 양산하는 CIS와 D램 비중을 9:1 수준으로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분기까지만 해도 M10에서 나오는 D램과 CIS 양산 비중을 내년 5:5로 한다는 방침이었다"며 "M10에서 양산하는 D램이 구형 제품인 까닭에 재고가 많이 쌓이면서 최근 방향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2005년 5월 가동을 시작한 M10은 300mm 웨이퍼 팹으로, D램의 최대 캐파(생산능력)는 월 10만장 정도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M10의 D램 생산설비 일부를 CIS용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D램 설비 일부가 이미 전환돼 CIS 양산라인이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M10의 CIS 물량이 늘어나면 D램 생산량은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M10 설비 일부의 CIS용 전환에 따라 내년 초까지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량이 8% 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계획 변경에 따라 M10으로 인한 D램 감소분은 내년 두자릿수를 쉽게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M10은 300mm 웨이퍼를 사용해 고부가 이미지센서를 주력으로 양산하게 된다. 청주에 위치한 200mm 웨이퍼 팹인 'M8'은 보급형 CIS를 주력으로 양산해왔다. SK하이닉스가 고부가 CIS를 통해 스마트폰, 오토모티브 등으로 응용범위를 넓히는 그림이 그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말부터 M10은 CIS 중심의 팹으로 운용될 것"이라며 "여기서 나오는 이미지센서와 D램 비중은 9:1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CIS 생산을 늘리는 것은 스마트폰 외에도 사물인터넷(IoT) 기기, 자율주행차 등 신시장이 열리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은 지난해 137억달러(약 16조2000억원)에서 2022년 19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M10의 CIS 캐파가 늘어나면 D램값 하락세에 따른 수익성 감소도 일부 방어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증권업계 추정치를 종합하면 2분기 SK하이닉스 D램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 중반대로 추정된다. 직전분기와 비교해 30% 넘게 감소한 수준이다. 올 하반기 D램 사업 영업이익은 1조원 이하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불어나고 있는 재고자산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D램 몫이 다수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5조58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3678억원)과 비교해 65.9%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D램 재고가 예상보다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 하반기 역시 D램 수요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재고자산이 감소하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M10의 CIS 양산 확대 계획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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