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삼성전자 8K TV 화질 선명도 ICDM 기준 미만" 공개 비판

"시야각 화질 측면 경쟁사 제품 OLED 비해 열위" 양사 비방전 확전

사진=김언한 기자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전자가 삼성 8K QLED TV를 또 다시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화질 선명도가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 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을 들어 OLED에 비해 기술 열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세대 기술에 대한 양사의 비방전이 확전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 연구소장 남호준 전무는 17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진행된 '8K 및 올레드 기술 설명회'에서 "경쟁사 QLED 8K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ICDM 규격에 한참 못 미친다"며 "엔지니어 입장에서 경쟁사의 행보가 안타깝다"고 삼성전자에 직격탄을 날렸다.

글로벌 TV·디스플레이 기업 50여곳이 가입된 ICDM은 특정 해상도 기준으로 픽셀의 수(화소수) 외에 '화질 선명도(CM)'가 5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평가기관 VDE의 테스트 결과, LG전자의 8K 나노셀 TV는 화질 선명도가 90%다. 반면 삼성전자의 8K TV 2종에 대해선 65인치 8K QLED는 18%, 75인치 8K QLED TV는 13%로 국제표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호준 전무는 "경쟁사 TV의 측면 시야각이 이슈가 되면서 올해 제품에 관련된 보완을 한 것이 부작용으로 나타나 화질 선명도 값이 변화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남 전무는 이어 "소니 제품도 측정했으나 문제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삼성이 좁은 시야각을 보상하기 위해 기술 보완을 하면서 가로 해상도를 낮추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 LG전자측의 판단인 셈이다.

남 전무는 "국제적 규격에 의해 입증된 제품을 내놓지않으면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타업체도 이와 비슷한 8K TV를 내놓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LG전자는 치밀하게 준비된 기술 비교를 통해 삼성 QLED TV를 공개 저격했다. 2019년 제품인 LG전자 '나노셀 755M99' 모델과 삼성의 올해 8K TV인 '75Q950' 모델을 전자확대경을 이용, 픽셀 구조를 확대했다. 이 결과 LG 제품에서는 검은줄이 보이는 반면 삼성 8K 제품에선 흐릿하게 보였다.

우주를 표현하는 영상에서 경쟁사 제품의 화면이 보이지 않는 현상도 사례로 제시했다. LG OLED TV인 '65C9' 모델과 삼성 '65Q950' 모델을 비교했을 때 LCD 기반 경쟁사 제품은 백라이트 로컬 디밍으로 화면이 보이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게 LG측의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야각과 화질 측면에서도 경쟁사 제품은 열위에 있다"며 "하지만 OLED는 3D와 같은 입체감과 다양한 색감 표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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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삼성 QLED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는 배경에는 프리미엄 TV시장을 뺏기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QLED(퀀텀닷) TV 500만대 판매를 달성, 프리미엄 TV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올 상반기 약 200만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의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만 500만대 돌파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2분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53.8%로 전분기(47.7%) 대비 증가했다. 반면 LG전자는 이 기간 점유율이 26.2%에서 17.8%로 줄었다.

LG전자는 차세대 기술인 8K 앞에 '리얼 8K'을 붙여 이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다. 남 전무는 삼성전자가 제품에 8K 로고를 붙여 이를 소비자에 알린다는 계획에 대해 "국제표준에 부합하지 않는 제품에 로고를 붙인다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며 "우리는 해외에서 전문잡지 중심으로 8K 알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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