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일본 불매운동 포스터. 사진=클리앙 갈무리
[데일리한국 심정선 기자] 지난달 29일 '포켓몬 마스터즈' 출시를 시작으로 '슈퍼마리오', '아이돌마스터' 등 일본 유명 IP(지식재산권) 기반 모바일 게임이 국내에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일본산 게임들은 최근 확산중인 일제 불매운동과는 별개인 듯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엔에이, 닌텐도,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등의 일본 개발사들이 국내에 '포켓몬 마스터즈', '마리오카트 투어', '아이돌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 데이즈' 등의 신작을 내놓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 출시된 '포켓몬스터' IP 신작 '포켓몬 마스터즈' 사진=닌텐도 제공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켓몬스터'와 '슈퍼마리오' IP를 활용한 게임과 마니아층을 노린 '아이돌마스터' IP까지 대형 IP에 기반한 게임들이 앞다투어 국내 시장에 출격하는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90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포켓몬스터' IP뿐 아니라 ‘아이돌마스터’ 시리즈 또한 일본의 대형 IP다. 2005년 출시된 이후 14년간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등에서 두터운 팬층을 쌓아 라이브 콘서트 관람 티켓이 한국에서도 몇 분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이렇게 출시된 게임들은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2일 기준 한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55위까지를 살펴보면 일본 IP로 개발됐거나 일본 개발사가 제작한 게임 9종이 자리하고 있다.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또한 8종의 일본 IP 개발 게임과 일본에서 개발된 게임이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9월2일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사진=구글플레이 제공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 이후의 매출 순위 또한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9위를 차지하고 있는 '프린세스 커넥트'의 경우 지난 8월2일 매출 순위 18위였던 것이 오히려 상승했다. 순위권 내의 다른 일본산 게임 또한 업데이트와 이벤트 실시에 따라 약간의 부침만 기록하고 있을 뿐 불매운동의 영향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내 게임의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순위는 높지 않다. 2일 기준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55위까지를 살펴보면, 6종의 게임이 자리하고 있다. 이 중 네이버의 일본 법인인 라인 주식회사 게임 2종과 일본 IP를 사용한 게임 1종을 제외하면 '서머너즈 워'(34위), '검은사막 모바일'(39위), '배틀그라운드'(44위)의 3종 뿐이다.

일본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왼쪽),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오른쪽). 사진=앱애니 제공

일본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 IP를 사용해 개발된 게임과 일본 법인을 제외하면 '검은사막 모바일', '리니지2 레볼루션'만이 55위 안에 랭크돼 있다.

불매운동 확산으로 국내 게임만 마케팅이 위축되고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 일본 IP를 활용해 국내에서 개발된 게임과 일본 IP와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를 진행하는 게임들은 매출의 큰 기점인 업데이트, 이벤트를 진행하면서도 모난 돌이 정 맞을까 언론보도나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가는 추세다. 반면 해외 게임들은 여전히 게임 출시와 이벤트를 알리고 있어, 국가간 갈등상황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IP 활용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든 일본과 관계돼 있다면 마케팅하기 좋은 포인트가 있어도 굳이 알리지 않는 것이 최근의 암묵적 룰"이라며 "사실상 외화 벌이에 일조하며 해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더라도 굳이 화근을 만들지 말자는데 동의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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