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中오포·비보향 퀄컴 AP 공급량 줄어, 미디어텍 등 중화권 제품 대체 원인

3Q 퀄컴 對중국 AP 수출 3.8% 감소 전망, 화웨이 차세대 AP 자체 채용 늘려

사진=미디어텍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의 대(對) 중국 수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글로벌 입지가 커지는 상황에서 AP 분야 1위 퀄컴이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디지타임스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퀄컴의 대 중국 AP 수출량은 전분기 대비 3.8% 감소할 전망이다. 4분기 공급량 또한 직전분기와 비교해 2.7%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화웨이·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거래선을 다변화한데다 중화권 기업이 차세대 AP를 속속 내놓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에 대한 전체 AP 수출 규모는 7.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의 입지가 줄어드는 대신 대만의 미디어텍 비중은 강화되고 있다. 디지타임스리서치는 중국에 대한 미디어텍의 3분기 AP 공급량이 전분기와 비교해 5.8%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스마트폰 2,3위 제조사인 오포, 비보가 미디어텍 제품 채용을 늘린 결과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화웨이에 집중되자 미디어텍 AP를 대체재로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AP를 채용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텍은 중저가폰용 AP가 주력인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용 '5G SoC(시스템온칩)'을 개발하는 등 하이엔드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퀄컴의 5G 제품 부스. 사진=연합뉴스
최근에는 화웨이 스마트폰에 관련 칩셋을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타임스는 중국 기업의 미디어텍 제품 채용 증가에 따라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6~14%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AP 분야에서 퀄컴의 독주체제가 무너지는데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AP 점유율은 퀄컴 37%, 미디어텍 23%, 애플 14%, 삼성전자 12%, 하이실리콘 10%순이다(매출 기준). 하지만 삼성전자를 필두로 자체 AP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퀄컴의 올해 점유율은 지난해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우세하다.

화웨이는 최근 중가폰인 '노바' 시리즈 일부에 자체 개발한 7나노 AP를 탑재했다. 과거 플래그십폰에 한정돼 채용했던 7나노 제품 적용 범위를 늘려가는 추세다. 차세대 AP 적용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디지타임스리서치는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2나노 AP 비중은 30%에 육박할 것"이라며 "같은 기간 7나노 공정이 적용된 AP에 대한 공급량은 전체의 약 10%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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