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리서치 조직 신설, DT 조직 100여명 규모…전문가 추가 영입 나서

D램·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속 수율개선 통해 원가절감, 수익성 하락 방어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실적 저점을 찍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데이터 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데이터 관련 기술을 생산시스템에 접목해 반도체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데이터사이언스·데이터리서치 등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는 정보화 조직 규모를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원가 개선을 이행하기 위한 차원이다.

SK하이닉스 내 정보화 사업을 담당하는 DT(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조직 인력 규모는 100여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DT 조직은 데이터사이언스·데이터리서치 외에도 마스터데이터,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 등 다수의 조직으로 구성된다. 반도체 생산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차세대 IT기술을 적용,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SK하이닉스는 데이터리서치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산하에 'MIDAS Lab(Machine Intelligence and Data Analytics Solutions)'을 신설했다. AI 기반 업무 시스템을 재구축해 데이터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DT 조직 규모가 빠르게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에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DT 조직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데이터 관련 인력은 지금도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가 주력인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불황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7% 줄어든 1조3664억원으로 2016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2% 줄었지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20.1%에 머물면서 직전 분기 44.6%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39% 넘게 감소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 대표로 취임한 이석희 사장은 반도체 제조원가 절감 및 선단 공정에서의 수율 개선을 적극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2000년 인텔에서 근무할 당시 공정 오류를 개선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신제품 개발기간을 단축하는데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사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메모리 기술의 핵심 경쟁력인 미세화와 수율 및 램프업(생산량 증대) 속도 향상을 통해 원가 절감에 집중해야 한다"며 "원가 개선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는 한편, 생산성 향상과 개발 효율 목표까지 연계시켜 투자 효율과 원가경쟁력의 문제를 반드시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취임 첫 해부터 반도체 시황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시험대에 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성욱 부회장의 대표이사 임기 마지막해인 2018년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과 대비된다. 올 하반기는 상반기에 이어 D램 가격이 두자릿수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익성을 방어하는 것이 과제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0조원대에서 올해 4조원대로 급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SK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80% 이상을 담당했던 SK하이닉스가 올해 부진한 실적을 거둬 그룹 전체 실적이 곤두박질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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