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화웨이 관련 어떤 입장도 전달 받지 못해"

사진=LG유플러스 제공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미국이 우리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 퇴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유플러스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에도 LG유플러스측은 화웨이 장비 수급이나 5세대통신(5G) 전국망 구축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지만, 우리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4일 “현재까지 정부나 기관으로부터 화웨이 장비의 사용 여부에 대해 어떤 지침이나 입장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통신 업계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최근 한국 외교부에 여러 채널을 통해 화웨이 장비에 보안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화웨이를 전부 아웃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리면서, 유럽, 호주, 일본 등 동맹국들에게 정보협력 축소를 경고하며 화웨이를 배제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실제 이로 인해 영국 BBC방송은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와 KDDI, NTT도코모는 물론 전자제품 업체인 도시바도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는 서울·수도권·강원도 지역에 화웨이 5G 이동통신 장비를 통해 기지국을 구축 중이다. 때문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의 5G망 구축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5G망 구축을 위한 화웨이 장비 물량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5G 기지국 건설 목표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게 LG유플러스측의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6일 기준으로 1만개 이상 기지국이 설치됐으며, 서울과 수도권은 네트워크 품질 보강 차원에서 7800대의 장비를 추가 할 것“이라며 ”기지국 장비를 구축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트워크 장비 부품의 경우 화웨이가 6개월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 등으로 화웨이 5G 장비 공급 문제로 LG유플러스가 실제 피해를 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제한하는 경우다. LG유플러스는 5G망 구축을 위해 화웨이 장비 사용이 일정 부분은 불가피하다.

LG유플러스는 “미국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역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구축하지 않았다"며 곤혹스러운 처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서울·수도권 북부·강원에서 화웨이 장비로 5G망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 용산 미군기지 근처 등 미 주둔근처에서는 화웨이 장비 대신 에릭슨 등 유럽산 장비를 사용 중이다.

미국의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은 유럽 등 상대적으로 반(反)화웨이 정책에 소극적인 나라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화웨이 제품 및 장비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우리 정부에 화훼이에 대한 배제 방침을 통보했다고 가정한다면, 이는 화웨이 통신장비로 5세대 이동통신망을 구축 중인 유럽에 그같은 점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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