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내년 7나노로 데이터센터 AI·HPC향 GPU 출시 가능성

자체 생산 가능성 낮아 삼성·TSMC에 위탁생산 타진 전망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인텔이 내년 7나노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간 수주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와 경쟁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위탁생산을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0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인텔의 첫 번째 EUV(극자외선) 7나노 제품은 데이터센터 AI(인공지능) 및 HPC(고성능컴퓨팅)를 겨냥한 GPU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이 설계하는 독립형(디스크리트) GPU다. Xe 아키텍처 기반으로 레이트레이싱(광 추적방식 렌더링) 가속을 지원한다. 독립형 GPU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경쟁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최근 "인텔의 첫 번째 7나노 제품은 데이터센터 AI 및 HPC향 GPU가 될 것"이라며 "내년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인텔은 자체 기술로 CPU를 10나노 공정으로 옮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내년은 위탁생산 없이 7나노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최근 인텔은 투자자 회의를 통해 자체 EUV 7나노 공정으로 제품을 양산하는 시기가 2021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공정이 적용된 GPU 출시를 위해 삼성 파운드리와 TSMC를 놓고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인 엔비디아는 내년 7나노 GPU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위탁생산 업체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장조사기관 관계자는 "현재 AI 및 HPC향 GPU 시장은 그래픽카드용 시장 규모의 5% 비중도 안되는 상황"이라며 "내년 인텔 GPU가 출시된다고 볼 경우 소량의 물량이 출시될 것으로 판단돼 외주를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TSMC간 EUV 7나노 제품 수주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EUV 노광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7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하는 한편 6나노, 5나노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 삼성전자의 공정은 TSMC와 달리 현재 풀(Full) EUV를 적용한다.

TSMC는 지난 4월초 애플 아이폰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인 'A13'의 시험생산을 시작한 뒤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5나노 공정 설계를 완성, 내년부터 생산한다는 목표다. TSMC는 엔비디아와 탄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GPU 공정 노하우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텔이 최근 GPU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GPU가 CPU 연산처리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면서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텔은 2017년말 AMD에서 그래픽 부문을 이끌었던 라자 코두리(Raja Koduri)를 영입했다. AMD는 독립형 GPU 시장에서 1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지난해 4분기 기준).

마켓스터디리포트(Market Study Report)에 따르면 GPU 시장은 오는 2024년 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여러 개의 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병렬 프로세서를 이점으로 HPC향 등 특수목적형 제품에서부터 범용 그래픽카드 제품으로 사용이 확대된다.

현재 알려진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TSMC의 EUV 7나노 고객사는 애플·삼성전자·퀄컴·화웨이·AMD 정도다. 인텔이 고객사로 들어올 경우 GPU 업계 차세대 공정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자체 EUV 7나노로 제품을 출시하는 품목은 GPU가 아닌, CPU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EUV 5나노 공정으로 가는 2021년 인텔이 EUV 7나노로 CPU 양산을 시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인텔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7나노 GPU는 내후년에도 자체적으로 양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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