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라이선스 철회 계획

화웨이 "새로운 스마트폰에 출시 때 탑재 OS 알 수 있을 것"

국내 게임업계, 화웨이 새로운 OS 대응 논의…3개 OS로 확장

화웨이 로고. 사진=화웨이 제공
[데일리한국 황대영 기자] 구글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라이선스를 철회함에 따라 국내 게임업체들이 조심스럽게 우려하고 있다.

20일 국내 게임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 OS는 전세계 대부분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OS 또는 애플 iOS로 양분돼 있다. 이란·북한 등 미국의 제재를 받는 국가에서는 별도의 OS를 사용해 범용성이 부족한 까닭에, 게임업계가 진출하기 꺼려하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화웨이는 이번 구글의 라이선스 철회 이전에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2019년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17%로 삼성전자(21%)와 4%p 차이로 격차를 줄이며 2위를 차지했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신규 수입원이 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2018년 4분기 기준 23.6% 점유율을 차지하며 삼성전자(28.7%)·애플(26.0%)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이번 구글의 대(對)화웨이 안드로이드OS 라이선스 취소는 제조업보다 게임업계가 더욱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리눅스 기반의 자체 OS 훙멍을 개발해 스마트폰에 적용 중이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는 게임 서비스 OS가 기존 안드로이드OS, iOS에 이어 새로운 훙멍OS까지 대응해야 될 상황에 봉착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새로운 OS에 대한 부분은 정확히 밝혀진 게 없다"라며 "화웨이의 새로운 스마트폰에 탑재돼 출시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구글의 라이선스 취소로 화웨이 스마트폰에서는 구글플레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OS간 호환성은 제로에 가깝다. 게임업체들이 안드로이드OS 버전과 iOS 버전을 별도로 내놓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여기에 훙멍OS까지 추가된 것이다. 새로운 OS에 대응하는 개발 기간을 포함한다면 게임업체들의 비용 증가는 확실시 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높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도 준비 중인 넥슨은 이번 화웨이 사태에 가장 민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은 화웨이의 중국 점유율을 감안하면 새로운 OS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 내부에서도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엔씨소프트 역시 촉각을 세우고 있다. 화웨이의 새로운 OS로 인해 게임 시장에 변동이 생기면 엔씨소프트는 대응할 방침이다. 안드로이드OS, iOS에 이어 새로운 OS에도 대응한다는 뜻이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게임 리니지M으로 대만, 홍콩, 마카오 시장에서 출시 이후 15개월 간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현재까지도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의 새로운 OS 등장으로 대응이 늦어질 시 이용자 이탈과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관련 논의 중인 사항은 없다"며 "추후 시장 상황에 맞춰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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