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유료방송 '사후규제안' 제출 예정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6일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에 따른 대안으로 사후 규제 방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통신사 중심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KT도 딜라이브와의 인수를 통해 시장지배력 강화에 나섰지만, 합산규제 부활 가능성에 인수합병을 잠정 중단하는 등 업계가 이번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기부는 이날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재도입하지 않는 조건으로 국회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 사후규제 방안을 제출한다.

합산규제는 2015년 6월 방송의 공공성과 여론의 다양성 확보한다는 취지로 IPTV나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33.33%로 제한한 법이다. 3년 시한으로 도입됐다가 지난해 6월 일몰됐다.

하지만 이통사가 각각 IPTV 등 방송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 사업의 지배력이 방송 사업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국회에는 지난 1월부터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정부는 국내 방송시장의 변화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 마련 차원에서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방위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난달 정부에 사후규제 방안을 요구했고, 과기부는 국회에 이날 사후규제 방안을 제출할 예정이지만 기약 없이 미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회 파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최되지 않을 가능성과 함께, 사후규제안이 채택 되도 이를 검토하는 시간과 입법을 준비하는 과정 등을 거치면 최종 결론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합산규제의 유일한 대상인 KT는 딜라이브 인수를 중단하고 콘텐츠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우고 바싹 추격하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감추기 어렵다.

과기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종합유선방송(SO)·위성방송·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의 2018년 하반기 가입자수와 시장점유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합산 점유율은 31.07%로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SKB와 티브로드의 합병,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합병이 승인되고 난 후의 점유율을 계산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IPTV분야 SKB의 점유율은 14.32%, LG유플러스는 11.93%이고 SO분야 티브로드의 점유율은 9.60%, CJ헬로는 12.61%다.

여기에 유튜버,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들도 매년 빠르게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KT 관계자는 “정부가 이날 사후규제안을 제출해도 국회가 입법하는 과정 등을 고려하면 최종 결론이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다”며 “빠르게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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