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글로벌 2위…TSMC와 점유율 격차 좁혀

대만 TSMC, 모바일 수요 부진에 올해 실적 제자리걸음 유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대만 TSMC가 전세계 모바일 수요 부진으로 올 한해 제자리걸음을 할 전망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육성에 힘을 싣고 있는 삼성전자와 격차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TSMC의 2분기 매출액은 75억5000만~76억5000만달러(약 8조5900억~8조7000억원) 사이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분기와 비교해선 6.4~7.8% 크게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1월 발생한 웨이퍼 불량사고에 따른 착시효과다.

TSMC의 지난 1분기 매출은 71억달러(약 8조730억원)로 가이던스(전망치)인 73억~74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월 TSMC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3월에는 23.1% 뒷걸음쳤다.

TSMC 측은 지난 2월 웨이퍼 불량사고가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발표했으나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최근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로라 호(Lora Ho) TSMC CFO(최고재무책임자)가 "감광액 결함 사고로 인해 1분기 매출의 3.5%에 해당하는 금액이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TSMC의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성장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2.6%에서 3.9% 감소할 전망이다. 하이엔드 스마트폰 수요 부진과 함께 고객사들이 부품 재고를 소진하지 못하면서 올 한해 제자리걸음이 유력시된다.

김수겸 IDC코리아 부사장은 "지난해 상당수 고객사들이 TSMC로부터 대규모 물량을 공급받아 재고가 많이 쌓여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호재가 없을 것으로 보여 올해 TSMC는 지난해와 비교해 성장세를 시현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모바일 수요 부진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도 영향권이다. 다만 2017년 5월 시스템LSI사업부에서 파운드리 사업부가 분사됨에 따라 시스템LSI 사업부 수주 실적이 파운드리 사업부에 잡혀 두 기업간 격차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48.1%를 기록했다. 2위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로 19.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뒤이어 △글로벌파운드리즈(8.4%) △UMC(7.2%) △SMIC(4.5%) 순이다. 지난해 상반기 TSMC 점유율은 56.1%, 삼성은 7.4% 수준이다.

시선은 파운드리 최대 고객사인 미국의 애플에 쏠려있다. 대형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내년 아이폰용 5G 모뎀칩을 어느 쪽이 수주하느냐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퀄컴이 30조원대 특허분쟁을 마무리 지으면서 애플이 5G 모뎀칩 설계업체로 퀄컴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삼성 혹은 TSMC가 제품 양산을 넘겨받게 된다.

퀄컴은 2세대 5G 모뎀칩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결합, 원칩 형태의 제품을 2020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파운드리가 내년 원칩 제품을 수주할 경우 향후 파운드리 지형도에 변곡점이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김수겸 부사장은 "삼성 파운드리가 내년 5G 아이폰향 퀄컴의 원칩을 양산하게 된다면 업계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삼성이 미세공정으로 TSMC를 앞서가고 있는 상황인만큼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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