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추격 속 7나노 EUV 공정 CPU 개발 속도…美 ‘팹 42’서 개발

삼성전자·TSMC 중심 미세공정 경쟁 합류…설비 및 팹 투자 지속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인텔이 이르면 내년 7나노 CPU(중앙처리장치)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업체들의 EUV(극자외선) 공정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간 초미세화 경쟁이 양강구도에서 삼각구도로 재편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10나노 공정 차질로 CPU 공급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인텔이 7나노 EUV 적용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의 경쟁사인 AMD가 위탁생산을 통해 7나노 제품을 이미 내놓고 있는데다 공정 경쟁에선 이미 삼성과 TSMC에 두세대 이상 뒤쳐진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인텔은 AMD의 거센 추격에 직면해있다. 과거 AMD의 CPU 점유율은 약 3%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30%를 웃돌고 있다. 인텔이 3년간 14나노 공정에 묶여있는 동안 차세대 제품 출시로 점유율을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인텔은 현재 10나노 공정과 별개로 7나노 공정을 담당하는 팀을 두고 7나노 CPU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 열린 인텔의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머씨 렌더친탈라(Murthy Renduchintala) 인텔 수석 기술 고문 겸 클라이언트 그룹 TSCG 총괄 사장은 "7나노 EUV는 로드맵 공개 없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7나노 공정으로 대량생산(HVM)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인텔이 2021년까지 EUV 공정 도입을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으나 내부적으론 시기를 앞당길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의 7나노 EUV 공정은 애리조나에 있는 '팹 42'에서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7나노 EUV를 위해 설비 뿐 아니라 팹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10나노를 거치지 않고 7나노로 직행할 것이란 루머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ASML의 EUV 노광 장비 NXE:3300B. 사진=ASML 제공
아울러 인텔이 올 상반기 내 미국 오리건주에 차세대 CPU 라인 증설 계획을 세우면서 7나노 공정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인텔은 오리건주 힐스보로(Hillsborough)에 위치한 D1X 팹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는 인텔이 생산 뿐 아니라 연구개발 목적으로 팹을 활용하면서 EUV 장비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IDM(종합반도체기업)으로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춘 인텔은 CPU의 위탁생산을 쉽게 맡기지 않는 기업이다. 일부 저가 CPU를 제외하고는 외주를 준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의 추격으로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 제품 공급이 시급한 상태다. 인텔이 미세공정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할 경우 EUV 장비 수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차세대 공정 적용을 늦출 수밖에 없게 된 데는 기술장벽 뿐 아니라 PC시장 침체로 CPU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AMD의 추격과 삼성전자, TSMC와의 커지는 공정 격차로 개발을 서두를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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