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5G 통신망에 양자암호통신 기술 적용…통신 보안성 높여

양자암호위성, 양자암호기술 기반 칩셋 등으로 B2B·B2G 사업 확장 계획

복재원 SK텔레콤 ICT인프라센터 코어망엔지니어링 팀장이 18일 서울 중구 삼화빌딩 SKT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SK텔레콤의 양자암호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창민 기자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5G 통신망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하며 통신 보안의 안정성을 높였다. 향후 SK텔레콤은 자사 네트워크에 양자암호통신 기술 적용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양자암호위성 기술, 양자암호 칩셋 등을 개발해 B2B(기업간거래)·B2G(기업·정부간거래)사업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18일 서울 중구 삼화빌딩 SKT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자사 5G 가입자 인증 과정과 서울-대전간 데이터 전송망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Quantum)'의 특성을 이용해 송신자와 수신자만이 해독할 수 있는 암호키(Key)를 만들어 도청을 막는 기술이다.

'0과 1', '아래와 위' 등 두 가지 성질이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성'의 특징을 가진 양자를 통신기술에 활용하면 전송 과정에 해커(Hacker)가 해킹에 성공하더라도 중첩성의 성질이 깨지면서 해킹 사실이 즉각 발각된다. 비눗방울을 건들기만 해도 형태가 변형되거나 터지는 것처럼 해킹이나 복제 자체가 불가능하다.

SK텔레콤은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적용했다. 양자난수생성기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패턴 분석 자체가 불가능한 무작위 숫자를 만드는 장치로,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해킹 위험을 원천 봉쇄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4월 중에는 LTE망까지로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SK텔레콤은 오는 4월 SK텔레콤의 데이터 처리 핵심 구간인 서울 성수 국사와 대전 둔산 국사간 전송망 총 221km 구간에 양자키분배(QKD) 기술을 연동해 5G와 LTE 데이터 송수신 보안을 강화할 방침이다.

양자키분배는 송·수신자만 해독할 수 있는 도청 불가능한 암호키를 생성한다. 향후 SK텔레콤은 양자암호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해 양자 네트워크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양자암호 통신 소개 PPT. 사진=박창민 기자
◇ "5G 시대 해킹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

이날 발표에 나선 복재원 SK텔레콤 ICT인프라센터 코어망엔지니어링 팀장은 SK텔레콤의 양자암호기술을 설명하기 앞서 5G 시대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복 팀장은 "5G 시대에는 기존보다 더 많은 디바이스가 통신으로 연결되는 만큼 해킹 위험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면서 "의료·자율주행 영역 등에서는 초 정밀한 네트워크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킹을 당하면) 국민의 안전·생명에도 많은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 팀장은 이어 "5G의 핵심은 데이이터 전송속도나 양도 중요하지만 보안 완결성을 어느 사업자가 가장 잘 준하느냐에 따라 통신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번 SK텔레콤의 기술 적용은 현존하는 최고의 양자기술을 5G 통신망에 상용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복 팀장은 가입자 인증 서버에 양자암호 기술을 우선 적용한 이유에 관해 "5G 가입자가 가장 처음 접하는 게 가입자 인증 과정"이라며 "인증이 정상적으로 돼야 4월 5G 상용화 시점부터 호처리 등 통신이용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복 팀장은 "기존 LTE에서 사용하는 '유사 난수 알고리즘'을 이용한 가입자 인증서버가 해킹됐던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슈퍼컴퓨터보다 연산처리 속도가 1억배 이상 빠른 양자컴퓨터가 2020년대 일반 상용화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해킹 사례가 없더라도) 해킹 위험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18일 공개한 양자암호기술 기반 단말용 칩셋. 사진=박창민 기자
◇양자암호위성까지…B2B·B2G 사업 청사진 그리는 SKT

SK텔레콤은 자사 네트워크에 양자암호기술 적용 및 활용 폭을 넓히는 동시에 B2B, B2G과의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곽승한 IDQ 부사장은 "SK텔레콤의 네트워크와 도이치텔레콤, 버라이즌, 브리티시텔레콤 등 통신사에 QKD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QRNG의 경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과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IDQ는 지난해 2월 SK텔레콤이 인수한 양자암호통신 전문기업으로,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 매출액과 특허 보유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위성을 통한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인 '양자암호위성'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곽 부사장에 따르면 IDQ는 양자암호위성 기술은 이미 확보한 상태로, 2022년~2023년경 구현될 예정이다.

곽 부사장은 "양자암호에 대한 기술은 이미 충분하고, 위성에 탑재하는 기술까지도 어느정도 확보됐다"면서 "다만 실제 위성에 적용해 쏘아 올리는 부분까지는 3~4년 동안 개발해야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단말에 적용 가능한 양자암호기술 기반 칩셋도 개발 중에 있다.

복 팀장은 "단말에 들어갈 칩셋도 내부 개발 중에 있다"며 "일부 제조사와 양자암호 도입을 논의중이며, 삼성과 협의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사업 준비의 일환으로 양자암호통신 표준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텔레콤은 ITU-T에서 총4건의 양자암호기술 관련 국제표준화 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ITU-T에서 양자표준 분야 의장(Associate Rapporter)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양자암호키 관련 국제 표준을 확립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공동편집인(Co-Editor)으로서 참여하고 있다.

심동희 SK텔레콤 ICT기술센터 글로벌표준화 담당 리더는 "양자암호 시장은 양자암호 기술을 상용망에 적용하는 수준의 생태계 형성 초기"라면서 "SK텔레콤이 표준화 과제를 제안하고 주도하면서 표준화 정도가 완성돼 갈수록 사업자가 뛰어들면서 양자암호 관련 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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