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애플워치’ 효과로 작년 스마트워치용 OLED 1700만대 출하 '1위'

삼성디스플레이, 中 에버디스플레이에 밀려 올해 3위 유력…BOE는 4위로 부상

애플의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4'.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워치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 철옹성을 구축했다. 애플의 웨어러블 '애플워치'를 등에 업고 선두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스마트워치용 OLED 패널 출하량은 1710만대에 달해 전년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1370만대 출하에 그쳐 2위를 차지했다. 모회사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워치 4위 기업이지만 시장 성장세가 느려 큰 효과를 못 본 것으로 해석된다.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패널 시장 1위인 삼성디스플레이를 누를 수 있었던 것은 대형 고객사인 애플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점유율은 30%에 이른다.

지난해 가을 출시된 '애플워치4'가 흥행에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 애플워치4에는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LTPO(저온폴리옥사이드) 방식의 OLED 패널이 최초로 탑재됐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LTPO 개발을 요청했지만 결과적으로 LG디스플레이가 공급사 지위를 얻으며 시장을 선점했다.

DSCC는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스마트워치용 OLED 부문 장악력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2450만대 패널을 출하해 관련 시장에서 40%대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혁 DSCC코리아 이사는 "LG디스플레이가 틈새시장인 소형 OLED에 집중하면서 스마트워치용 패널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며 "애플워치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급사가 LG화학이다보니 시너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스마트워치 시장은 매년 커지는 추세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2017년 39%, 2018년 28%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27% 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이 수행하는 다수의 작업을 스마트워치가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매년 시장이 확대된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하지만 중국 기업이 기술력을 끌어올리면서 업계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DSCC에 따르면 중국의 에버디스플레이는 올해 1500만장의 스마트워치용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150만장 출하에 그쳐 장악력이 축소될 전망이다.

에버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를 누르고 1위인 LG디스플레이 뒤를 쫓을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의 BOE도 4위로 부상해 삼성디스플레이를 추격하게 된다. 중국의 패널업체들은 아이무(Imoo), 어메이즈핏(Amazfit) 등 현지 스마트워치 브랜드를 등에 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음에 따라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 기여도 및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지 축소에 따른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가트너는 올해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74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시장규모는 약 18조원(162억 달러)에 머물 전망이다. 연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15억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워치용 패널 공급 증가로 LG디스플레이 올해 실적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중소형 OLED 패널 공급의 핵심은 스마트폰 산업이기에 이 시장을 잡지 못하면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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