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55인치 OLED TV 1500만원→209만원…올해 HE사업부 영업이익률 반토막 전망

OLED 진영 경쟁업체 늘어…65인치 OLED TV 평균가 3399달러→2700달러 수익성↓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15분기 연속 적자수렁에 갇힌 가운데 캐시카우인 TV사업도 흔들릴 조짐이다. 경쟁우위 유지를 위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가격을 떨어뜨리면서 수익성에 큰 타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와 하이센스 등 OLED 진영이 공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면서 OLED TV 역시 LCD(액정표시장치)처럼 치킨게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LG전자의 캐시카우 기둥 한 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가격인하 정책이 TV 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부 수익성에 타격을 주고 있다. LG전자는 OLED TV 수요 확대를 위해 65인치 OLED TV 가격을 최근 399만원까지 내렸다. 이는 기존보다 20만원 더 떨어진 가격이다.

2013년 LG전자가 OLED TV를 출시할 당시 55인치 OLED TV 가격은 1500만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최근 LG 55인치 OLED TV의 저가모델 공식가격은 209만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OLED 패널가격 하락 뿐 아니라 경쟁업체가 빠르게 늘면서 공격적인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글로벌 OLED TV 제조업체 수는 10개에서 지난해 15개로 늘어났다. 일본의 소니, 중국의 하이센스·창홍 등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펴자 LG전자의 점유율도 하락했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지난 2017년 LG전자의 OLED TV 점유율은 72.2%, 소니 13.8%, 파나소닉 4.8%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LG전자는 64.1%로 점유율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DSCC는 지난해 소니의 OLED TV 점유율이 18.3%, 파나소닉 7%, 대만의 TPV가 4.1%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권봉석 사장은 지난 'CES 2019'에서 3년간 OLED TV의 빅뱅이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시장을 뺏기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세계 OLED TV 가격은 지속 하향세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65인치 OLED TV 평균가격은 지난해 3399달러에서 올해 2700달러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오는 2021년에는 1571달러로 하락해 지난해 가격에서 반토막난다. 77인치 제품 가격은 지난해 1만1086달러에서 올해 7637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 크기의 제품 가격은 2021년 4553달러로 크게 하락할 전망이다.

강민수 IHS마킷 수석연구원은 "특정업체가 단기간 OLED TV 점유율을 크게 늘리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패널가격 하락,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OLED TV 가격은 계속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 사진=LG전자 제공
수익성 악화로 지난 4분기 나타난 LG전자의 실적 쇼크가 장기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전자 HE사업부 영업이익이 올해 857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조5000억원 규모에서 올해 반토막날 것이란 예상이다. HE사업부 영업이익률은 제품 가격 하락 여파로 곤두박질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부와 B2B(기업간거래) 부문에 뒤지게 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가격은 내려갔지만 OLED TV 시장은 400배 커졌다"며 "OLED TV 제품 가격을 낮춰 고객의 수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볼륨을 늘려 수익을 유지하는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항해 앞으로도 OLED TV 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출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올해 북미 OLED TV 시장에서 일본 소니의 점유율이 21.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파나소닉 역시 현지 호텔 등 B2B 시장을 중심으로 세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입지도 커지고 있다. 스카이워스는 올해 OLED TV 생산능력을 연간 최대 10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애물단지인 MC사업부에 이어 HE사업부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면서 두 사업부 수장을 맡게 된 권봉석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LG전자가 주력사업의 구조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이제혁 DSCC코리아 이사는 "현재 신흥시장과 선진시장 모두 TV 시장이 정체기를 맞고 있다"며 "LG전자의 올해 OLED TV 가격 조정은 삼성 QLED TV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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