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창출 및 글로벌 시장 규모에서 차세대 국가 성장 동력으로 지정 필요

"현실적인 정부의 지원에 대한 산업 현장의 체감도 낮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 중인 원희목 회장
[데일리한국 황대영 기자]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제약산업을 국가 주력 산업으로 선언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17일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협회 본관 2층에서 '제약산업, 대한민국의 미래다'라는 주제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원희목 회장이 지난해 12월 재선임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 회장은 간담회에서 "한국 제약산업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인 동시에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라며 "신약·제네릭·바이오시밀러 의약품 등 연관 산업 군과 다양한 인적 자원이 총합을 이룬 풀뿌리 국민산업이다"라고 밝혔다.

원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 회장의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산업은 1400조원으로 반도체 시장(약 500조원)의 3배에 달하며,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를 겪고 있어 시장 쟁탈전이 가열화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2018년 미래형 신산업 중 하나로 제약산업 지원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하는 등 육성 방침 밝혔지만, 실제 제약산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 대비 정부의 지원은 8%대(미국 37%, 일본 19%) 불과했다.

원 회장은 "국산 신약에 대한 낮은 성과보상 체계 등 정부 지원에 대한 산업 현장의 체감도는 낮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제약산업은 내수·제네릭 시장을 중심으로 자족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연구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제약기업 R&D 투자 비용이 성장하고 있다. 2006년 3500억원 수준의 R&D 비용은 2017년 1조3200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한 원 회장은 제약산업이 인적 투자도 타 산업에 비해 높다고 평가했다. 2010년 이후 제약산업은 산업 평균보다 2배 높은 고용증가율가 청년고용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R&D·생산 부문 인력 충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 제약산업의 연구개발 인력은 2006년 6372명(9.0%)에서 2017년 1만1925명(12.5%)로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이는 단순 일자리 증가에 그치지 않고 높은 비용이 필요한 R&D 인력 확충을 지속했다는 뜻으로, R&D 인력 중 석·박사 비중이 71.5%로 전체 산업 평균(32.5%)의 2배를 넘어섰다.

원 회장은 "제약산업은 자원빈국이자 인재강국인 우리나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산업이다"라며 "수출주도로 국부창출의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제약산업은 R&D에 적합한 우수 보건의료 인력과 인프라, 세계 9위 수준의 임상 경쟁력 등 미래 국가 대표 산업으로 최적화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원 회장의 설명이다.

또 특정 기업 1, 2개가 아닌 강소 중견기업들로 다각화된 R&D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활성화로 신약 발굴의 한계 극복 및 R&D 역량이 극대화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2030년까지 개발 예정인 파이프라인은 953개에 달해 제약산업은 충분한 R&D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원 회장은 잘 만든 신약 하나가 천문학적인 고수익을 창출하며 글로벌 신약 1개 개발 시 약 3만7000명~4만2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제약산업이 범정부적 지원으로 10년 이내 7대 제약강국이 될 경우 17만명의 직접 일자리를 비롯해, 제약산업과 연관된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 회장은 "국가 간 차세대 성장 동력 쟁탈전이 치열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이 국가 미래를 좌우하는 현실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원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은 △지속적인 R&D 투자 △오픈 이노베이션 확산 △최고 정책결정권자의 국가 주력산업으로 선언 △국산 의약품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G2G 노력 병행이 필요하다"라며 "이를 토대로 △2025년 글로벌 매출 1조 국산 신약 탄생 △2030년 10조 매출 국내 제약회사 출현 △2035년 의약품 수출 100조 달성 등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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