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팹 M15 본격 가동 눈앞…1분기 72단 3D 낸드플래시 출시 가능성

전체 낸드 중 72단 50% 비중 목표…낸드 가격 급락에 생산량 조절 나설 듯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에 위치한 SK하이닉스의 M15 준공식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팹인 'M15'의 본격적인 가동이 임박했다. 올해 1분기 내 72단 3D 낸드플래시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당초 1분기말에서 2분기초 양산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봤으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충북 청주에 위치한 SK하이닉스의 팹 M15에서 '퍼스트 실리콘'이 나오고 있다. 퍼스트 실리콘은 수백 가지 공정을 거쳐 생산된 첫 웨이퍼다. 후공정으로 넘어가 완제품으로 나오는데 통상 2~3주가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차세대 낸드의 본격적인 양산이 임박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M15에 신규 설비가 셋업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퍼스트 실리콘이 나오는 것은 차세대 낸드 출하가 머지않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준공식을 가진 SK하이닉스 M15는 웨이퍼 투입 기준 월 20만장의 차세대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M14의 2D 제품과 3D 낸드 양산 규모를 합할 경우 월 40만장의 낸드플래시가 두 팹에서 나오게 된다.

M15는 차세대 낸드플래시의 핵심 기지 역할을 담당한다. SK하이닉스는 72단 3D 낸드플래시를 전체 낸드 생산량의 5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데이터 서버·인공지능·엣지 컴퓨팅 등의 수요 증가세에 대응한다. 72단 3D 제품에 이어 96단 4D 낸드 양산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가 당분간 M15의 낸드플래시 생산량 조절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SK하이닉스의 올해 낸드 빗그로스(비트단위 출하량 증가)가 50%대 밑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지난해에 이어 낸드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SK하이닉스와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모두 줄어든 빗그로스를 보일 전망"이라며 "신규 팹 가동을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생산량 감축과 공정 전환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해 12월 중순 발표한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에 대한 전망치를 지난 10일 재조정했다. 올 1분기 낸드 가격이 전분기 대비 10% 떨어질 것이라고 봤지만 20%로 하락폭이 커질 것이란 예측이다. 오는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5% 가격 하향세가 이어진 뒤 하반기 들어 매분기마다 10% 가까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가격이 급전직하로 떨어지면서 SK하이닉스는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은 37조739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9.7% 감소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조4752억원으로 28.7%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증권사들이 SK하이닉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듭 하향조정하면서 지난해 실적과 격차가 커지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는 기술적으로 성장 산업이기 때문에 지금 준비가 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며 "SK하이닉스는 삼성과 비교해 낸드 부문 고객사 기반이 약하기에 시장 조정기에 대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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