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운드리 시장 지난해 41% 급성장…글로벌 비중 '11%→19%'로 확대

해외투자·현지 팹리스 성장에 美 파운드리 시장 추격…글로벌 최대규모 부상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SMIC 공장 전경. 사진=SMIC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중국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해외기업 투자·현지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성장에 따라 중국발 파운드리 지각변동이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팹리스로부터 도면을 받아 생산만 하는 중국의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106억9000만 달러(약 12조원)로 전년 대비 41% 급증했다. 이는 중국에서 발생한 순수 파운드리 기업의 총 매출 규모다.

최대 파운드리 시장인 미국을 중국이 빠르게 뒤쫓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파운드리 규모는 305억8100만 달러(약 34조원)로 2% 역성장했다. 중국이 전세계 반도체 최대 수요처로 부상함에 따라 현지에서 팹을 가동하는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세계 파운드리의 평균 성장률은 5%다. 아태지역과 유럽지역은 각각 2%, 5% 성장에 그쳤다. 일본의 파운드리 규모는 2% 감소했다. IC인사이츠는 "지난해 2분기까지 나타난 가상화폐 채굴 붐이 관련 반도체 수요를 이끌면서 중국 파운드리 시장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만의 TSMC는 지난해 324억7000만 달러(약 36조원)의 매출 중 60억 달러가 중국향 매출로 집계됐다. TSMC의 중국향 파운드리 매출은 전년 대비 61% 폭발적으로 늘며 전체 매출의 약 18%까지 올라온 상태다. 애플·퀄컴·엔비디아·AMD 등 글로벌 대형 고객사를 갖췄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C인사이츠는 "전세계 파운드리에서 중국 비중은 2015년 11%에서 지난해 19%로 커졌다"며 "TSMC·글로벌파운드리즈·UMC·파워칩·타워재즈 등 글로벌 상위 파운드리가 중국에서 생산 능력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중국의 팹리스 시장이 2017년 255억 달러 규모에서 2021년 686억 달러로 2.7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지 팹리스 성장이 중국 파운드리 산업의 동반성장을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중국의 시스템반도체를 이끄는 팹리스 수는 1400여개로 추정된다. 지난 2017년 글로벌 팹리스 상위 50개 중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은 △하이실리콘 △칭화유니그룹 △ZTE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나리스마트칩 등 10개에 이른다.

중국이 전세계 파운드리 기업의 '기회의 땅'이 되면서 시장을 흡수할 것이란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의 팹 생산 능력은 현지 기업과 해외 기업이 신규 파운드리와 메모리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태다.

국내 기업인 SK하이닉스의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 또한 지난해 7월 중국 우시 시정부 투자회사 '우시산업집단'과 합작법인을 설립, 중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200mm 제조장비 등 유·무형 자산을 투자해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중국 우시산업집단이 공장 및 설비 등의 인프라를 제공하는 형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지난해 중국은 팹 투자 급증으로 인해 투자 규모가 대만을 추월,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자본 설비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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