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패키징 품목 확대 '속도'…전장부품·IoT 등 신산업 적용 가속도

생산원가 절감 효과↑ 삼성전자 WLP와 상호보완…PLP 사업 위상 변화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사진=삼성전기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로 최대 호황을 맞고 있는 삼성전기가 차세대 패키징 사업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PLP(패널레벨패키징) 사업에서 첫 성과를 낸 가운데 올해는 양산 품목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해 갤럭시워치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PLP로 양산한 데 이어 현재 갤럭시S10의 AP를 PLP 공정으로 양산 중이다. 삼성전기의 PLP 공정이 적용된 갤럭시S10은 올 상반기 출시된다.

PLP는 반도체 칩을 만들 때 패키지용 기판(PCB)을 사용하지 않고 반도체를 메인 기판과 바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저전력·고성능을 실현하면서 전체 칩 두께를 절반 가량 줄인다. 미세공정 한계에 부딪힌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의 패키징은 현재 최고 기술 난도를 요하는 영역이다. 회로가 웨어러블용 AP보다 훨씬 복잡하기에 미세회로 기법과 함께 고도의 패키징 기술이 요구된다. AP 외에 무선주파수(RF)칩, 전력관리칩(PMIC), 안테나스위칭모듈(ASM) 등으로 수주 범위를 넓히는 데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패키징업계 관계자는 "최근 생산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WLP(웨이퍼레벨패키징)와 PLP 중 PLP 비중이 커지는 추세"라며 "삼성전기는 기존 기판 사업의 인프라를 가졌기 때문에 WLP를 거치지 않고 PLP로 직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전사적 차원에서 PLP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7년 PLP 내부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한 해 동안 621억원의 개발비를 PLP에 투자했다. 지난해 1~3분기까지 PLP 개발에 투자한 자금은 약 684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아직 삼성전기의 PLP 사업이 궤도에 오르지 않은 만큼 증권가에선 기판사업이 한동안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PLP 사업은 '사업부'가 아닌, '사업팀'으로 운영된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6년 12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PLP사업팀을 신설했다. PLP 사업의 매출은 회계상으로 기판사업부문에 잡히게 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삼성전기 기판사업부는 PLP 감가상각 등의 영향으로 적자 600억원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갤럭시워치. 사진=삼성전자 제공
PLP는 사각형의 웨이퍼 패널을 잘라 작업하기에 원형의 웨이퍼에서 작업하는 WLP보다 생산 효율이 높다. 원형 테두리에 위치해 사각형 모양이 나오지 않는 부분을 버려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적용 품목은 WLP와 대동소이하지만 삼성전자가 보유한 WLP 기술보다 생산원가 절감 효과가 크다

삼성전기는 인사에서도 파격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연말 PLP솔루션사업팀장 강사윤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기의 사업은 △컴포넌트솔루션사업부 △모듈솔루션사업부 △기판솔루션 사업부로 구성된다. 각 사업부 수장은 모두 부사장이 맡고 있다. 올해부터 팀 규모의 PLP사업을 부사장이 이끌게 해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PLP 사업은 삼성전기가 미래 성장산업으로 내다보고 투자하는 영역"이라며 "매출 규모가 커지면 PLP 사업 위상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원가가 높은 제품을 수주할 경우 WLP 대신 PLP로 절감을 꾀해 전장부품과 같은 신산업에서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며 "하지만 아직 PLP는 네모난 지지 기판 위에 칩을 올려 작업하는 특성상 기술 및 장비에 대해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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