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하락 등 악재 겹쳐 신성장 동력 찾아야

SEMI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 역성장 주도"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반도체 경기 하락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18일 이주열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 만찬에서 “지난해 이후 반도체 호황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지만 앞으로 3∼4년 후 또는 5년 후를 내다보면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가 성장세를 지탱하고 있지만 이것도 얼마만큼 지속할지 자신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또 우리 경제의 차기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문제가 미룰 수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새로운 선도산업의 육성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 같이 공감하면서도 이를 위한 규제 완화와 투자 확대는 당사자들의 이해 상충, 기존 사고방식과 관행 등에 가로막혀 그 성과가 미진한 실정"이라며 "각 경제 주체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운다면 장기적으로 그 이익도 지켜낼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내년 반도체 설비투자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120억8700만달러(13조6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보다는 무려 34.7%가 줄어들면서 '글로벌 역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됐다.

우리나라를 필두로 내년 전세계 반도체 설비투자는 역성장할 전망이다. 내년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장비 지출액은 총 557억8000만달러(약 62조9000억원)로 올해보다 7.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반도체 시장의 호황을 주도했던 메모리 제품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데다 미중 무역전쟁 등의 불확실성 요인도 커지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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