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분기 연속 '트리플크라운' 종료, 4분기 영업이익 전분기比 11% 감소 전망

내년 1분기 반도체 판가 하락에 비수기 겹쳐…1분기 영업익 4조원 초반 그칠듯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반도체 업황 둔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SK하이닉스 실적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2개 분기 연속 이뤄낸 트리플크라운(영업이익·매출·순이익 최고치) 달성의 쾌거도 4분기부터 막을 내릴 전망이다.

18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4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5조76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3분기와 비교해 10.9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매출액은 11조1346억원에 그쳐 직전분기 대비 2.47%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순이익도 뒷걸음이 유력하다. 지난 3분기 4조6922억원에서 4분기 4조315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보다 영업이익 하락폭이 훨씬 크게 나타나는 현상은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전직하로 떨어지고 있는 탓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PC용과 서버용 D램 가격은 직전월 대비 각각 2.4%, 2.9%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주력한 결과 서버용 제품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서버용 제품 비중이 전체 D램 매출의 40%를 상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4분기 서버용 D램의 글로벌 평균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10%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2세대 10나노급 DDR4 D램. 사진=SK하이닉스 제공

4분기가 반도체 산업의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반도체업계의 타격은 아직 폭풍전야 상황일 뿐이라는 관측이 유력해 보인다. 내년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와 맞물려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는 내년 1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9조4531억원, 4조4203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4분기 전망치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5.1% 쪼그라들게 된다. 같은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23.29%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순이익은 3조399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1.21% 내려앉게 된다.

내년 1분기 심화되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현상이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용 D램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5% 이상, PC용과 서버용, 컨슈머 제품은 모두 10% 이상 떨어져 전체 D램 평균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10% 이상 감소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창사 이후 최초로 분기 매출 11조원과 영업이익 6조원을 돌파하며 2개 분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매출, 순이익이 나란히 최고치를 기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시작됐지만 출하량이 늘어나며 이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의 분기 영업이익은 2019년 1분기에 바닥을 찍고 2분기에 유사한 수준을 보인 후 3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이라며 "2019년 신규 가동하는 M15, 중국 우시 팹의 장비 반입 스케줄 및 캐파 규모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전체적으로 투자 지출 규모가 하향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