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애플 AR글래스 출시로 버블 종료 '급성장'…웨어러블 시장 부상

산업용 AR글래스 시장 부상,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개발 및 공급 성과

구글글래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스마트글래스 시장이 버블의 정점을 지나 곧 호황기로 넘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엔지니어링, 로봇 모니터링 등 산업 시장의 도입이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동길 한국광기술원 공간광정보연구센터장은 14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열린 '2019년 스마트글래스 전망' 세미나에서 "스마트글래스는 4차산업혁명 산업과 관련된 디바이스로 일반 소비자를 위한 엔터테인먼트 목적보다는 산업용 시장에서 먼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스마트글래스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는 없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지캐피탈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글래스 판매량은 마이크로소프트, ODG(오스터하우드디자인 그룹), 메타(Meta)가 각각 10만대 정도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마트글래스가 활용되는 가장 큰 시장은 제조업이다. 지난해 390만 달러 규모의 스마트글래스 시장이 제조산업에서 창출됐다. 군수용과 리테일(재고관리 등)에서는 각각 310만 달러 규모의 스마트글래스 제품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육군에 '홀로렌즈'를 10만대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홀로렌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작한 AR 기반 스마트글래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반 소비자용 홀로렌즈와는 다른 버전을 군수용으로 공급한다. B2B 분야로 스마트글래스 도입이 확산되는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이동길 센터장은 "3년전까지 AR글래스는 버블의 정점에 있었다"며 "소프트웨어는 조금씩 출시됐지만 성능이 높은 디바이스가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거품기를 지나면 결국 성장의 정점을 찍게 된다"며 "애플의 AR글래스가 2020년 출시될 때 관련 생태계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동길 한국광기술원 공간광정보연구센터장이 14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열린 '2019년 스마트글래스 전망' 세미나에서 시장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언한 기자
디지캐피탈에 따르면 애플의 스마트글래스 판매량은 2020년 750만대 규모에서 2022년 17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20년 전체 시장이 약 12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치를 볼 때 애플이 생태계를 선도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애플은 AR글래스용 렌즈 개발사를 인수하는 등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AR글래스용 렌즈 개발사인 아코니아 홀로그래픽스를 매입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홀로미러' 기술은 증강현실 헤드셋에 부착된 유리렌즈 위로 이미지를 투영한다. 풀컬러와 넓은 시야각, 높은 해상도를 구현한다.

스마트글래스는 제조산업에 우선 적용이 이뤄진 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겨냥한 B2C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스마트글래스는 볼보, 제너럴일렉트릭(GE), 티센크루프 등 다양한 기업이 활용 중이다.

볼보는 차량부품 조립, GE는 항공기 엔진 정비나 복잡한 배선연결 작업에 스마트글래스를 쓰고 있다. AR 기반의 스마트글래스는 조립 가이드, 유지보수, 원격제어 등을 목적으로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 센터장은 "과거 엔지니어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해 작업할 때는 한 손에 기기를 들어야 하는 제약으로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착용형 디바이스인 AR글래스가 확산되면 전세계 엔지니어링 문화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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