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OLED 나눠 운영하던 사업부, 대형과 중소형사업부 체제로 변경

남효학 부사장 QD-OLED 프로젝트 총괄책임, 차세대 패널 개발 주력

6년만에 OLED 사업 재개하며 중국 디스플레이 굴기 속 출구전략 가동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에 무게를 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내년 새 사업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2일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LCD(액정표시장치)와 OLED로 나눠 운영하던 사업부를 대형과 중소형사업부 체제로 변경했다. 조직 이름에서 LCD와 OLED를 떼어내고 패널 크기로 사업부를 구분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와 OLED 2개 사업부로 조직을 개편한 것은 2015년 4월이다. LCD사업부가 TV와 IT, OLED사업부가 모바일 분야를 담당하며 기술전문성을 높이는데 역점을 뒀지만 LCD 시장 악화로 구분에 큰 의미가 없어졌다는 판단이다.

모바일용 패널 시장이 힘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대형 패널 시장에 화력을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회사의 주력인 중소형 OLED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퀀텀닷과 OLED의 장점을 결합한 대형 TV 패널 양산에 역량을 결집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남효학 부사장을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자로 임명했다. 지난 2013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남효학 부사장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제조팀장, 삼성디스플레이 OLED제조센터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남 부사장은 과거 슈퍼 AMOLED(슈퍼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를 성공적으로 양산, 단기간에 주력 제품으로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수율을 빠르게 끌어올려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등 OLED 부문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QD-OLED를 내놓는 시점이 업계 예상 시기인 2020년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QD-OLED는 색 재현성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삼성디스플레이를 방문해 QD-OLED 패널 개발 진행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는 등 대형 OLED 패널 개발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잔상이 남는 '번인 문제'로 대형 OLED를 포기했던 삼성디스플레이가 6년만에 사업에 다시 뛰어든다.

남효학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총괄 책임.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익성 높은 차세대 대형 패널을 양산해 중국 굴기에 방어벽을 쌓는 것이 과제다. 중국의 추격에 스마트폰 시장 정체가 맞물려 모바일용 OLED 장악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올해 생산량 기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모바일용 OLED 점유율은 81%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매년 빠르게 감소해 2019년 70%, 2020년 59%, 2021년 52%, 2022년 47%로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기업이 시장을 뺏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저가 LCD를 앞세운 중화권 업체들의 TV용 디스플레이 장악력 역시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DSCC에 따르면 BOE는 올해 TV 패널 출하량 약 5080만장에서 내년 5450만장으로 점유율이 7%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급부상한 CEC판다가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삼성디스플레이를 추격한다.

CEC판다는 올해 TV 패널 출하량 1070만장에서 내년 2780만장으로 161%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3840만장 규모에서 내년 2920만장 규모로 24%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의 굴기가 거세지면서 LG디스플레이 역시 내년 4610만장 규모의 TV 패널을 출하해 전년 대비 5% 감소할 전망이다. 중화권 업체들은 LCD 패널로 TV 시장에서 기세를 이어가게 된다. OLED TV가 시장의 대세로 굳어질 것은 분명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LCD를 추월하는데 당분간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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