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게임산업, 중국 자본의 공습에 전문 인력 유출 현상 심각

"글로벌 측면 게임산업은 중국 게임사의 횡포에 노출돼 있다"

"비즈니스 트렌드로 투자를 기회로 삼아 뛰어난 게임 만들어야"

웨이판 첸 포디자이어 PD. 사진=황대영 기자
[부산=데일리한국 황대영 기자] 대만 인디 게임 개발자 웨이폰 첸 포디자이어(Fourdesire) PD가 중국 게임사의 글로벌 공습이 위기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만은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중국 게임사의 공습에 시장 자체가 흔들린 바 있다.

웨이판 대표는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에서 열린 '구글플레이 한국-대만 개발자 대화'에 참석해 이 같은 소신을 밝혔다. 구글플레이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한국과 대만의 소규모 개발사들이 시장 상황과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겪은 노하우를 공개하는 자리다.

2012년 설립된 대만의 인디 게임 개발사 포디자이어는 2013년 정기적으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돕는 다마고치류 게임 '플랜트 내니'를 시작으로, 즐겁게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는 '워커'를 내놨다. 국내에서도 알려진 이 회사는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에 주요 목표로 뒀다.

포디자이어가 위치한 대만은 홍콩, 마카오와 함께 같은 권역으로 아시아권에서 한국 게임사들에게 새롭게 뜨고 있는 곳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굴지의 한국 게임사들이 중국의 대안 시장으로 찾는 곳이며, 모바일 게임 상위권에 한국 게임이 주로 포진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대만 게임 시장은 중국 게임사의 과도한 투자와 진출로 홍역을 앓은 바 있다. 자금력을 갖춘 중국 게임사들은 대만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지사 설립과 함께 현지 인력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생각만큼 대만 시장은 크지 않았다. 때문에 중국 자본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중국 자본이 빠져나간 대만 게임 시장은 전문 인력 유출까지 심각하게 일어났다. 중국 게임사의 철수로 대만 지사에서 일하던 수많은 인력은 본토로 넘어가던지 아니면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수 뿐이었다. 이때 대만의 남성들은 본토로 넘어갔지만, 여성들은 본토로 넘어가지 않아 대만 게임업계 여초 현상이 지속 중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웨이판 대표는 "중국의 투자로 시장 교란이 일어난 곳은 대만에서만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중국 대형 게임사들이 대만에 게임을 출시만 하고 있다. 글로벌 측면에서 게임산업은 중국 게임사의 횡포에 노출돼 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웨이판 대표는 이런 현상이 대만 게임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퍼블리셔가 중국 대형 자본에 노출돼 있고,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비즈니스 트렌드로 볼 수도 있다.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하며, 뛰어난 게임은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웨이판 대표는 중국으로 인력 유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대만은 정부가 인디 게임 개발사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대만은 정부가 인디 게임 개발사들이 가장 절실한 자금 부분을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웨이판 대표는 "게임산업의 인재들이 대만에서 일하게 하려면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대만의 강점은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흡수하고 융합할 수 있다. 양면성을 지닌 이런 점을 살려 대만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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