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서버용 D램 가격 최대 5%↓…삼성전자·SK하이닉스 악영향

서버 출하량·가격하락에 수익성 감소 현실화…서버도 하향세 진입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고공행진을 이끌어온 서버 시장에 변화가 감지된다. 4분기 출하량이 줄어든데다 서버에 채용되는 D램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수익성 하락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전세계 서버 출하량은 직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감소하며 부진한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올해 전체로 봤을 때 성장세는 분명하지만 서버 시장도 위축세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버 출하량 감소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직격탄을 맞는 이유는 서버에 고가의 메모리반도체가 채용되기 때문이다. 서버 한 대 제조원가에서 D램 등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8% 정도다. 서버는 데이터 고속처리에 대한 조건을 특성으로 고성능 D램의 최대 수요처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서버용 D램 매출은 전체 D램 매출의 30%를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고성능 서버용 D램 제품을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비중이 더 큰 실정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서버용 제품 비중이 전체 D램 매출의 40%를 상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서버 출하량 감소는 글로벌 IT기업의 투자 변화와 함께 인텔의 'CPU 대란' 후폭풍, 서버 2위 사업자인 HPE(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의 전략 변화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의 90% 이상 점유율을 가진 사실상 독점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 8월 말부터 CPU 공급대란이 이어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제외한 기업용 서버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연산처리를 담당하는 CPU나 GPU에 삼성·SK하이닉스의 메모리가 결합돼야 하지만 인텔이 CPU 수요를 맞추지 못하면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민철 한국IDC 책임연구원은 "인텔이 CPU 수요를 못 맞추면서 CPU 가격이 올라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최근 인텔 CPU 대란이 서버 출하량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연합뉴스
서버 시장 2위 사업자인 HPE도 고급형 서버 시장에 주력하면서 전체 출하량 감소를 야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HPE는 지난 2분기 서버 시장 점유율 2위로 44만3000대 서버를 출하해 1위인 델EMC를 뒤쫓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엔트리급 제품은 줄이고 고급형 제품을 늘리는 전략을 펴면서 전체 출하량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설상가상으로 서버용 D램도 PC·모바일용 D램처럼 가격 하락세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당초 디램익스체인지는 4분기 서버용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최대 -2%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최근 전망치를 수정했다. 4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5%까지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트너는 올해 전세계 서버 시장이 664억 달러 규모 수준에서 내년 648억 달러 규모로 2.4% 축소될 것으로 봤다. 올해는 664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와 비교해 11.1% 성장했지만 내년부터 내리막길에 접어든다. 2020년 전세계 서버 시장 규모는 639억 달러 수준으로 1.4% 감소할 전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전체 D램 가격이 올해보다 최대 25%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하락세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란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계절적 영향에 따라 내년 1분기 D램 수요가 둔화될 수 있으나 2분기 신규 CPU 플랫폼, 고부가가치 메모리제품 수요 증가로 수요가 공급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5일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D램 가격 하락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추가적인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겠으나 반도체 수요 전체는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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