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韓 의석수 '2석→1석'…글로벌 통신시장서 한국 영향력 축소 우려

KT 황창규 회장(왼쪽)과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사진=각사 제공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회에서 물러난다. 이사회 멤버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만 남게 되면서 한국의 이사회 의석이 1석으로 줄었다. 글로벌 통신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GSMA는 12일(영국 현지시각) 2019∼2020년 2년간 GSMA를 이끌 이사회 멤버를 발표했다.

GSMA 발표에 따르면 박정호 사장은 재선임된 반면 황창규 회장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GSMA는 세계 220여개국 750여개 통신사업자로 구성된 협의체다. GSMA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 총 26명으로 구성된다. 이번 신임 이사회 임기는 2020년 12월까지다. 오렌지그룹 CEO인 스테판 리차드가 위원장에 선임됐다.

사무총장을 제외한 총 25개 이사회 의석은 가입자·매출액 기준으로 13석이 선정되고, 나머지 12석(순환석)은 이동통신산업 기여도나 국가 및 지역적 안배를 고려해 2년마다 새로 선정된다. 황창규 회장과 박정호 사장은 순환석 멤버였다.

황 회장이 빠지면서 우리나라 통신사가 보유한 의석수는 기존 2석에서 1석으로 줄었다. KT 측은 9회 연속으로 이사회 멤버에 참여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라며 제외 사유를 설명했지만, KT와 마찬가지로 9회째 참여하는 미국·중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의 통신사는 이사회 멤버에 포함됐다.

통상 국가별로 한 개 통신사만 이사회 멤버로 참여, 복수 의석을 가진 국가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런 논란 속에 미국·중국·일본 등은 여전히 복수 의석을 유지했지만 한국은 의석수를 잃었다. 글로벌 통신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축소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발표로 KT는 2003년부터 16년 연속 이사회 멤버 활동에 쉼표를 찍었다. KT를 대신할 이사회 멤버로 일본 소프트뱅크, 싱가포르 싱텔, 호주 텔스트라, 인도 릴라이언지오 등이 선정됐다.

SK텔레콤은 이번 선임으로 2009년부터 12년 연속 연속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게 됐다. SK텔레콤은 경영진의 적극적 이사회 활동과 함께 △5G 상용화 선도 △국제 표준 기반 기술 개발 △정보격차 해소 노력 등을 인정받아 이번에 이사회 멤버로 재선임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향후 2년간 GSMA 회원사들과 함께 5G, AI, 미디어 등 뉴(New) ICT 영역에서 글로벌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9-2020 GSMA 이사회 참여 통신사(총 25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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