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간 올해 LCD 생산량 격차 커져…올 하반기 중국과 약 2배 격차

'크리스털 사이클' 모호…삼성·LG디스플레이의 차세대 기술로 승부를

정윤성 IHS마킷 상무. 사진=김언한 기자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디스플레이 업계 경기순환이 예측 불가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해까지 패널가격이 오르고 하락하는 현상이 일정 패턴을 보였지만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로 인해 상황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는 6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콘퍼런스에서 "올해는 디스플레이 가격이 올라가는 기간은 짧아지고 가격이 떨어지는 구간이 길어졌다"고 진단했다.

과거 디스플레이 가격 흐름은 예측 가능한 사이클 안에서 움직였지만 공급과잉에 따라 가격 하락 시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LCD 산업의 경우 '크리스털 사이클(Crystal cycle) 이론'을 따라 호황과 불황의 주기를 반복해왔다. 불황기 패널가 하락으로 수요가 증가하면 공급 부족현상이 나타나 가격상승으로 이어진다. 기업은 이때 설비투자를 강화하고 공급능력을 극대화한다. 그러나 결국 공급과잉이 나타나 다시 불황기에 접어들게 되는 사이클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9월은 LCD 패널가격이 상승해야하는 시기지만 가격 하락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BOE를 필두로 한 중국 기업들이 LCD 생산에 본격 돌입하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의 LCD TV 패널 생산량을 100으로 봤을 때 지난해 중국은 이미 105%를 생산해 한국 기업을 추월했다. 같은 기준으로 내년 중국 기업의 LCD TV 패널 생산량은 198%를 나타내 격차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윤성 상무는 "지금까지 디스플레이 수급상황은 예측가능하다는 특성으로 조 단위 투자가 가능했다"며 "하지만 중국 메이저업체의 부상과 함께 시장이 중국에 쏠리면서 이게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중국발 디스플레이 공급과잉 현상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신기술로의 이행, 국내 세트업체와 디스플레이 업체간 상생 등의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 상무는 "기술 혁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업체가 가격경쟁에 함께 휩쓸리게 되면 결국 불리한 것은 국내 업체"라며 "중국과 한국은 투자비, 감가상각비, 보조비 등에서 가격으로는 이미 경쟁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 상무는 이어 "결국 다음 세대 기술로 가야한다"며 "대형 사이즈 패널 가격이 무너지면 그 밑의 사이즈도 가격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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