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재난·해상·철도 세 공공안전망 모두 경험한 유일 사업자 '강점'

SKT, C구역에서 KT보다 기술·가격점수 모두 앞서며 사업권 '획득'

LGU+,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입찰가 제시·기술평가서도 가장 낮아

참고=조달청 나라장터 공시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국가 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사업자로 KT와 SK텔레콤이 선정됐다. 재난·해상·철도 3가지 공공안전망 사업을 모두 경험한 강점을 바탕으로 강세가 예상되던 KT가 전반적으로 높은 기술 점수를 받으며 A, B 사업권을 따냈다. SK텔레콤은 C구역에서 기술점수, 가격점수에서 KT를 앞서며 C구역 사업권을 확보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SK텔레콤와 LG유플러스가 이번 입찰경쟁에 사용한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세 구역 모두에서 최저 입찰가를 제시하는 전략을 사용하며 가격 점수에서 최고점(10점)을 받았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심사위원회 평가 전부터 기술점수가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입찰가를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은 상대적 열세에도 사업권을 따냈고, LG유플러스는 기술점수와 가격점수에서 최하위에 머물며 이번 재난망 사업에서 제외됐다.

18일 재난망 사업자 평가 및 선정을 맡은 조달청은 나라장터에 재난망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와 입찰 참가기업의 평가점수를 공개했다.

조달청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세 구역에서 입찰가 하한치인 사업비 측정액의 80%를 제시하며 가격점수에서 만점(10점)을 받았다.

이번 재난망 사업자 평가는 기술점수 90점, 가격점수 10점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평가에서 최저 입찰가는 공고된 사업비 측정액의 80%까지였다. 사업비의 80%를 제시하면 가격점수 10점 중 10점을 받는 구조다. SK텔레콤은 세 구역 모두에서 사업비의 80%를 제시하며 10점씩 받았다. SK텔레콤이 수익성 측면보다 재난망 사업권 확보를 우선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KT는 세 구역 모두 사업비의 약 80.5%를 제시하며 9.7683점씩 받았다. KT 가격점수보다 가격점수에서 0.2317점씩 높았던 SK텔레콤은 기술점수에서 KT보다 높거나 KT보다 낮더라도 기술점수 차가 0.2317점보다 적으면 사업자로 될 수 있는 전략적 우위에 섰다.

SK텔레콤의 최저가 제시 전략이 주효했던 사업구역은 C구역이다. C구역에서 SK텔레콤은 기술점수에서 85.7625점을 받아 KT의 기술점수 85.53점보다 0.2325점 높았다. 이에 더해 SK텔레콤이 가격점수에서도 0.2317점 앞서며 총 0.4642점 차이로 C구역 사업권을 따냈다.

A구역에서는 SK텔레콤은 기술점수로 85.695점을 받아 기술점수에서 86.0025점을 받은 KT보다 0.3075점 낮았다. 가격 점수에서 0.2317점 우위를 점했지만 총점에서 0.0748점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KT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KT가 받은 종합평점은 95.7708점(가격점수 9.7683점, 기술점수 86.0025점), SK텔레콤이 받은 종합평점은 95.695점(가격점수 10점, 기술점수 85.695점)이었다.

B구역에서도 두 입찰경쟁자 간 차이는 좁혀지지 않으며 KT가 B구역 사업권을 따냈다. KT는 B구역에서 종합평점 96.7083점(가격점수 9.7683점, 기술점수 86.94점)을 받았다. SK텔레콤의 B구역 종합평점은 96.265점(가격점수 10점, 평가점수 86.265점)이다.

이번 사업에서 각 구역에서 사업자로 선정된 사업자의 점수와 차순위 사업자의 점수 차이는 A구역 0.0748점(KT 선정), B구역 0.4433점(KT 선정), C구역 0.4642점(SKT 선정)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난망 시범사업자 선정 당시보다 우선협상 사업자와 차순위 사업자간 점수 차가 더욱 좁혀졌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지난 2015년 7월 재난망 시범사업자 선정 당시 종합평가점수에서 KT 컨소시엄 94.7134점, SK텔레콤은 93.1655점 약 1.5점차로 KT가 시범1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SK텔레콤 사업부 관계자는 재난망 시범1사업자 선정 당시보다 점수 격차가 줄어든 이유와 관련 "재난안전망 시범사업과 평창동계올림픽 망 보강사업 등을 수행하며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한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저 입찰가 제시에 대해선 "최고점을 받기 위해서라기 보다 최저가를 제시해도 수익이 나도록 운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제시한 것"이라 말했다.

이번 입찰경쟁에서 세 구역 모두 KT와 SK텔레콤이 각축을 벌였다. LG유플러스는 입찰마감 전부터 가장 낮은 기술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입찰가도 가장 높게 제시해 결국 사업권을 한 곳도 따내지 못했다.

LG유플러스는 가격점수로 A구역 8.5122점, B구역 9.6506점, C구역 9.4458점을 받았다. A구역의 경우 SK텔레콤과 비교해 1.48점이나 낮았다. 심사 전부터 사업자 선정에서 가장 앞설 것으로 예상된 KT와 비교해도 가격점수에서 1.2561점 차이난다.

2015년 재난망 시범사업자 선정 당시 종합점수에 KT가 SK텔레콤에 약 1.5점차로 앞서 시범1사업자로 선정된 전례를 고려했을 때 안일한 전략을 사용했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B구역에서도 가격점수 9.6506점을 받아 SK텔레콤 10점, KT 9.7683점보다 낮았다. LG유플러스의 입찰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C구역에서는 B구역 보다도 낮은 점수를 제시, 가격점수 9.4458점을 받았다. SK텔레콤은 10점, KT는 9.7683점을 받았다.

한편, 조달청 발표로 A·B구역은 KT가, C구역은 SK텔레콤이 각각 우선협상에 들어간다. KT와 SK텔레콤은 발주처에서 하는 기술 협상 과정을 거친 뒤, 행정안전부와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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