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다르 피차이 CEO, IT 전문지 창간 행사서 ‘드래곤플라이’ 추진 사실 시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구글이 중국 당국의 검열 기준에 맞춘 검색엔진을 개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코드명 '드래곤플라이'의 존재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해부터 구글이 중국 검색시장에 재진입하기 위해 중국 당국의 검열 기준에 맞춘 검색엔진을 개발해온 프로젝트다.

그간 다수의 IT 매체들은 구글의 중국 맞춤형 검색엔진에 대해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하는 처사라고 지적 한 바 있다.

구글 직원 1000여명도 기업의 모토이자 복무규정에 있는 '악해지지 말라' 조항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회사 측의 행보를 반대하고 있다.

구글 경영진도 최근 중국 시장 재진출 여부를 묻는 미국 상원의 질의에 "다양한 형태의 중국 내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었다.

하지만 16일 저녁(현지 시각) 피차이가 IT 전문지 '와이어드' 창간 25주년 행사에서 드래곤플라이가 실제로 존재하는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그것(드래곤플라이)은 질문에 99% 답변할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며 "우리의 임무는 모든 나라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구글은 검색에 대한 검열과 온라인 해킹 등에 대한 우려로 지난 2010년 중국 시장에서 철수 한 바 있다. 이후 중국 검색시장에서는 최대 검색기업 ‘바이두’ 등 중국 회사들만 존재했다.

그러나 구글 경영진은 세계 검색시장의 20%를 차지하는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며 중국 시장 재진출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피차이는 "중국에서 현재 이용 가능한 검색엔진 보다 더 좋은 정보를 구글이 제공해줄 수 있는 영역이 많이 있다"며 일례로 암치료 관련 검색 정보를 꼽았다.

이어 그는 "몇 년 전부터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결정에 대한 재검토가 있었다"며 "우리가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가 내부적으로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IT 매체들은 이날 피차이가 구글이 중국 당국의 입맛에 맞는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서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시장에서 정보 제공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점을 줄곧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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