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서든어택' 닉네임으로 사용되며 죽는 장면 등 노출돼

노무현 클랜명 대부분 비하 목적 '다분'하지만 금칙어 미지정

노무현재단 사무처장 "회사 이벤트서 일어난 사건…문제 심각"

논란이 일어난 서든어택 플리마켓 닉네임 거래 이벤트. 사진=서든어택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한국 황대영 기자] 넥슨의 인기 온라인 FPS(1인칭 슈팅) 게임 서든어택이 진행한 이벤트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으로 변질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넥슨은 지난 11일 서든어택 홈페이지를 통해 '플리마켓 닉네임 거래 시범 오픈 기념 이벤트'를 진행했다.

플리마켓은 게임 플레이로 획득할 수 있는 SP(게임머니)로 각종 아이템을 구매, 판매할 수 있는 공식 경매 장터다.

문제는 닉네임 거래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발생했다. 지난 11일 오후 2시 35분에 낙찰된 최고가 닉네임은 '노무현'으로, 체결 금액은 8만 SP다.

일반적으로 닉네임을 고인 또는 대통령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서든어택은 FPS 장르다. 이는 '노무현' 닉네임을 가진 유저가 일부러 총, 칼에 맞아 죽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면 상단에 킬, 데스 포인트 지속적으로 닉네임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결국 비하의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한 25일까지 시범 운영되는 닉네임 서비스에서 최고가 닉네임 낙찰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지속적으로 노출함으로써 또 다른 비하의 목적까지 담겨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든어택에서 노무현으로 검색 시 146건의 클랜명이 나오고 있으며, 대부분 비하 의도를 지닌 명칭으로 등록돼 있다. 사진=서든어택 홈페이지 캡처
게다가 서든어택은 클랜명에서 노무현으로 검색 시 146건이 노출된다. 이 가운데 노무현운지클랜, 노무현계란탁 등 대부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특히 노무현OOO, 노무현OOOO 등 원색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클랜명도 존재했다.

오상호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은 "고인에 대한 비하 의도를 지닌 사례에 대해 계도를 진행하고 있다. 게임 쪽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히 확인 후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이번 서든어택 사례는 회사 측에서 주최한 이벤트에서 벌어진 것이라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계 기업인 블리자드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를 가진 닉네임을 모두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업계 사정을 감안할 때 서든어택 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평가다.

앞서 넥슨은 인기 PC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에서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5월 23일을 연상하는 노예 523호와 5월 23일 이벤트 알람 페이지에서 캐릭터가 낙하하는 장면이 게시되면서 이용자들의 공분을 샀다.

오상호 사무처장은 "게임 내 일어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하 사건에 대해 게임사들의 자정활동이 필요하다"며 "실상 외국계 회사가 계도가 더 어려운 상황인데도 이번 서든어택에서 일어난 사태에 심히 유감"이라고 표명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절대 비하할 의도가 없으며 악용을 막기 위해 이벤트 페이지 내 닉네임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며 "추후 닉네임, 클랜명 등에서도 금칙어 추가를 빠르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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