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술(SKT) + 물리보안(ADT캡스) + 정보보안(SK인포섹) 시너지…"융합보안"

'ADT캡스-NSOK-SK인포섹' 라인업…향후 ADT캡스로 단일화, 역량 결집 전망도

박정호 사장 "새로운 ICT 기술을 ADT캡스에 도입, 본격 시너지 창출에 나설 것"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SK텔레콤이 국내 정보보안업계 1위 SK인포섹을 인수한다. ICT 기반 보안 사업자를 표방한 SK텔레콤이 최근 물리보안업계 2위 ADT캡스를 인수한 데 이어 SK인포섹 인수를 추진하며 도약을 위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SK그룹 지주사인 SK㈜로부터 SK인포섹 지분 100% 인수한다. 인수 방식은 SK텔레콤이 SK인포섹 지분 100%를 받고 이에 상응하는 SK텔레콤의 주식을 SK㈜에 양도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인포섹은 SK㈜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로 보안 관제·컨설팅, 보안시스템통합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보안업계 1위 기업이다. SK인포섹은 국내 정보보안기업 가운데 2000억대 매출을 올리는 유일한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2127억원, 영업이익은 235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이 SK인포섹 인수 검토를 시작한 것은 지난 1일 이뤄진 ADT캡스 인수 전부터로 알려졌다. ICT기술 기반 보안사업을 위해 정보보안 역량를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SK인포섹은 지난달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보안관제 시스템에 인공지능(AI)를 적용, 머신 러닝을 통해 정확도와 완성도를 높여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채영우 SK인포섹 소프트웨어개발센터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 종로스퀘어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MSS(보안관제) 고도화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인포섹 제공

SK텔레콤은 보안시장에서 'ADT캡스-NSOK-SK인포섹' 라인업을 기반으로 추후 NSOK과 SK인포섹을 ADT캡스로 합병해 ICT 기반 보안 역량을 ADT캡스에 결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인포섹이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관제 서비스는 SK텔레콤의 ICT기술력과 ADT캡스의 물리보안 노하우와의 시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업계에선 SK인포섹과 ADT캡스와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손자회사이자 물리보안업계 4위인 'NSOK'는 올해 안에 ADT캡스에 합병된다.

SK인포섹의 합세는 보안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SK텔레콤의 의지를 내비친 동시에 ADT캡스 인수 효과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평가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1일 ADT캡스를 인수하며 "영상보안기술·AI·IoT(사물인터넷)·빅데이터·5G 등 New(뉴) ICT 기술을 ADT캡스에 도입해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정호 SKT 사장.
SK텔레콤은 ADT캡스를 통해 AI를 기존 보안 시스템에 적용,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AI를 이용하면 보안 서비스의 질과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게 SK텔레콤 측의 설명. 예를 들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AI가 예측해 경비 인력과 차량 동선을 최적화하면 출동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영상분석으로 특이행동·이상징후를 정교하게 판단해 대응할 수도 있다. 한 예로, 집에 홀로 있는 노약자가 쓰러졌을 경우 이를 단순히 누워서 쉬는것과 구분해 응급 상황 발생시 출동 시스템을 가동한다.

ADT캡스의 건물 보안·관리 노하우와 SK텔레콤의 IoT 기술 등을 더해 ICT 기반 주차장 사업도 추진한다. 또한 미래형 매장 보안 관리, 드론을 활용한 대규모 공장 관리 등 새로운 시설 보안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보안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는 경쟁의 판을 바꾸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기존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낼 방침"이라며 "고객의 사업과 생활 파트너로서 보안은 물론 케어(관리) 영역까지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SK인포섹 인수 검토는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을 융합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을 결합한 '융합보안'은 ICT 기술이 기존 산업과 융합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보안분야다. 예를 들어 스마트홈이나 스마트팩토리 보안을 위해선 실제 침입자에 대한 경비는 물론 시스템 침입자에 대한 해킹도 차단 가능해야 한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에 따르면 융합보안 시장은 앞으로 연평균 8.7%씩 성장, 2021년에는 2조80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2일 열린 '2018 IoT 국제전시회'에 마련된 SKT 단독 부스에서 '스마트홈 기기연동'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은 당시 나눠준 팜플랫. 사진=팜플랫 스캔
한편 SK텔레콤의 보안시장 적극 행보로 물리보안업계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물리보안 시장은 에스원(49%, 82만명)이 부동의 1위 사업자다. 이어 ADT캡스 (27%, 60만명), KT텔레캅 (13%, 20만명), NSOK (5%, 11만명) 순이다. 올해 안에 NSOK가 ADT캡스에 합병되면 점유율 32%로 에스원과 양강구도를 형성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스원은 지난해보다 2.8% 시장점유율 하락이 예상되지만 당분간 시장 1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에스원도 IoT나 AI 기반 보안 사업자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에 에스원이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킬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SK텔레콤 주도 아래 ICT기술과 ADT캡스, SK인포섹의 보안 노하우가 합쳐진 기술력이 5G 등 환경과 융합, 안정성이 입증된다면 에스원은 지금보다 점유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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