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업황 불안 속 청주 낸드 팹 M15에 20조원 투자

D램과 낸드 사업간 균형…고부가가치 메모리 늘려 위기 극복

최태원 회장 "반도체 기술 리더십 유지 위해 투자 계속 하겠다"

4일 청주에 위치한 SK하이닉스의 M15 준공식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청주=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간다. 낸드플래시 전용 팹 M15에 20조원을 투자하고 D램 중심의 사업구조를 혁신한다. 메모리반도체 가격하락 현상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극복한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4일 SK하이닉스는 충청북도 청주에서 신규 반도체 공장 M15 준공식을 개최하고 이날 첫 웨이퍼를 투입했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가 내년 초부터 72단 3D 낸드 플래시를 양산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청주의 M15는 한국 반도체의 소중한 유산이 될 것"이라며 "향후 기술 리더십 유지를 위해 투자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 김동연 경제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와과 함께 협력사 및 지역 대표 등 약 450명이 참석했다.

M15의 건축면적은 축구장 8개 크기인 6만㎡(1만8000평, 길이 339m, 폭 172m, 높이 71m)로 지어졌다. SK하이닉스는 M15에 기존 건설 투자를 포함, 약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순차적으로 단행할 계획이다. 이는 당초 알려진 16조원 투자 규모보다 4조원 확대된 규모다. 반도체 장비 가격 상승, 미세공정 투자 확대에 대한 증가분이 반영됐다.

M15는 웨이퍼 투입 기준 월 20만장의 차세대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M14의 2D 제품과 3D 낸드플래시 양산 규모를 합할 경우 월 40만장의 낸드플래시가 두 팹에서 나오게 된다. 지난 2분기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글로벌 점유율은 10.6%로 마이크론(11.9%)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낸드플래시 4위 업체인 마이크론을 5위인 SK하이닉스가 추격한다.

M15의 주력은 3D 72단 낸드플래시로 내년부터는 92단 낸드플래시 양산에도 본격 착수한다. M15가 양산에 돌입하면 SK하이닉스의 팹은 기존 M8, M10, M11, M12, M14 5개에서 총 6개로 늘어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팹인 M15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M15는 차세대 낸드플래시의 핵심 기지 역할을 담당한다. 72단 3D 낸드플래시를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5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D램과 낸드 비중을 40:60으로 끌어올려 사업 구조의 균형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매출 비중은 8대2 수준으로 D램 가격이 떨어질 경우 사업 전체가 휘청일 수 있는 구조다.

청주에 위치한 M15 가동은 지난 2015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발표한 중장기 반도체 산업 로드맵의 일환이다.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도입한 M16 생산라인은 올 연말께 착공해 오는 2020년 10월께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M15 가동을 신호탄으로 낸드플래시의 또 다른 생산기지가 될 M17의 착공 시점에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청주에 M17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황이 올해 들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향후 상황은 지켜봐야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기 SK하이닉스 홍보담당 상무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5G, 자율주행자동차 등 4차산업혁명의 확산과 함께 메모리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세공정 기술 적용, 3D 낸드 전환 등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과거처럼 공급이 대폭 증가하기는 쉽지 않지만 고객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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