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종료 우려속 D램 호조에 가전 프리미엄화 주효

3분기 영업익 17조원 전망…직전분기비 15% 성장 가능성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지난 2분기 실적 신기록을 멈추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삼성전자가 성장 보폭 확대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반도체산업의 원활한 흐름과 실적 성장기에 돌입한 가전 부문이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증권가 전망치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17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18%, 직전 분기인 2분기 대비 약 15% 이상 증가한 수치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 실적 신기록 행진은 7분기 만에 꺾였지만 D램에 대한 영업이익이 개선되면서 실적 질주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매출액은 63조~66조원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료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급 호조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반도체 매출이 직전분기 대비 16% 성장한 25조4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 역시 전분기와 비교해 18% 성장, 13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이 54%를 넘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2분기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52.8%로 지난 1분기 55.6% 대비 2.8%P(포인트) 하락했다. 1분기 수준을 뛰어넘지는 못하지만 직전 분기 대비 성장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센터와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며 시장의 불안 요소들을 상쇄한 것으로 해석된다. 평택 2층 신규 캐파(생산능력) 가동을 시작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크게 증가한 점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서버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부 업체들의 수요 감소를 타업체들이 충분히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가격 하락만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높았던 가격이 떨어지면서 고객사로부터 원활한 구매를 야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낸드플래시 출하량 성장률은 20%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판매가 늘었다. 다만 판가 하락에 따라 수익성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사업부문 대표이사(사장)가 지난 9월 IFA 2018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3분기 소비자가전(CE) 사업부문은 10조~11조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턴어라운드가 시작되는 모습이다. 영업이익은 6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3분기 CE부문 영업이익률은 5.5%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 CE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4.9%다. 2분기 LG전자의 가전 부문(H&A·HE) 영업이익률은 9.7%로 삼성과 2배 이상 격차가 났다. 하지만 최근 삼성은 QLED TV, 스마트홈 기반의 명품 전략을 강화하면서 이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초고가 브랜드 전략보다는 제품 대중화에 더 무게를 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계가 중국의 저가 가전 공세에 직면해 제품 차별화와 수익성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가전시장은 프리미엄 제품과 저가 제품으로 양극화가 이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삼성전자 DP(디스플레이) 부문의 3분기 매출은 8조원, IM(인터넷·모바일) 부문은 25조~26조원 수준이 예상된다. 갤럭시S9 판매 부진과 아이폰XS의 보수적인 재고 정책으로 두 부문의 수익성은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란 판단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향 OLED 패널의 판매량이 당초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그동안 실적 강세를 이끌어온 반도체 부문과 연초 이후 턴어라운드되고 있는 CE부문이 이를 일정부분 상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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