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블록체인 육성, 암호화폐 규제 등 투 트랙 전략에 정면 대치

14일 제주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 2018(UDC 2018)에 기조연설을 맡은 이석우 두나무 대표. 사진=두나무 제공
[제주=데일리한국 황대영 기자]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따로 분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부의 방향성으로 알려진 블록체인 육성, 암호화폐 규제 투 트랙 전략에 정면 대치된다.

14일 이석우 대표는 제주 ICC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 2018(UDC 2018)'에 오프닝 기조연설을 맡아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석우 대표가 재직 중인 두나무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이며, 업비트는 일간 거래량 12조원에 달할 정도로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암호화폐 시장 규모 성장과 함께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일간 거래량도 한국거래소를 추월할 만큼 암호화폐는 대한민국 투자 시장의 자금 흐름도를 바꿨다. 연말에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만들어 낸 유행어 '가즈아'가 들불처럼 번졌다.

하지만 스캠(암호화폐 사기)부터 다단계까지 불법적인 사례가 하나, 둘씩 생겨났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쏟아졌다. 또 24시간 연중무휴로 거래되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빚더미에 빠지는 젊은 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한 명확한 규제의 목소리로 대답했다.

해외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이면서도 육성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스위스와 싱가포르에서는 ICO(암호화폐 공개)가 합법적이며, 미국과 일본에서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는 거래소, ICO 모두 법적으로 규제 중이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 사진=두나무 제공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블록체인에서 탄생한 암호화폐를 따로 보느냐 아니면 블록체인과 같은 산업으로 보느냐의 차이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자금 동원력을 본 정부는 콘트롤 가능한 규제 테두리 내에 두려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각기 다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육성, 암호화폐 규제라는 기이한 구조가 대한민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이석우 대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따로 육성할 수 있다는 시각까지 존재한다"며 "산업의 개발자와 관계자들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따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해킹, 불투명한 상장 과정 등 거래소에 씌워진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서도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런 부분은 투자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전체적인 거래소가 부정적인 프레임에 갇혔고, 모든 거래소에 동일하게 적용할 기준 마련은 정부의 역할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지론이다.

또 암호화폐의 변동성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다. 지난해 버블시절을 지나 급락한 암호화폐는 블록체인과 함께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암호화폐 가격이 안정적으로 변하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제도적인 툴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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