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인치 OLED 패널 가격인상, 수익성 향상 위해 판가 하락 제동

BOE 등 中추격에 OLED 중심 전략, 수율·생산시설 확대로 수익성↑

LG디스플레이 파주 산업단지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중국의 추격에 대응하기 위한 LG디스플레이의 혁신 로드맵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시장 진입장벽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OLED 신규 투자·생산확대 등 전략의 윤곽을 드러내며 초격차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매출 비중을 오는 2020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OLED 매출 비중은 10%대 후반으로 올해 20% 달성을 눈앞에 둔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 대형 OLED(55인치~77인치) 판매 실적이 13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올 한해 하반기 수요 및 생산성 확대에 힘입어 290만대 판매를 기록한다는 목표다.

LG디스플레이의 매출은 TV패널이 42.2%를 차지한다(지난해 기준). OLED 패널의 사이즈별 비중은 55인치가 절반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높다. 대만의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5월 LG디스플레이는 55인치 OLED 패널가격을 5% 인상해 590~600달러선에서 공급하고 있다. 수익성 향상을 위해 OLED TV 패널 가격하락 현상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OLED TV 패널 가격하락은 지난 5년간 계속돼왔다. 수율 향상에 따른 제조원가 절감, 생산시설 확대, OLED TV의 대중화 등이 가격감소를 야기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2분기 55인치 UHD(울트라HD) 패널 기준 OLED 패널의 제조비용은 501달러다. 같은 기준 LCD 패널의 제조비용이 213달러라는 사실과 비교하면 2.3배의 격차다. 두 패널의 제조비용 격차는 2015년 1분기 4.3배에서 지난해 2분기 2.5배로 급격히 줄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하반기 월 6만장(유리원판 투입 기준) 규모의 8.5세대 광저우 OLED 공장을 완공해 현재 월 7만장 규모 생산량을 월 13만장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원판 1장에 55인치 패널을 6장 만들 수 있기에 오직 55인치로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1000만장 생산이 가능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올해 하반기 역시 디스플레이 업황이 계절적인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제조비용 절감과 함께 판가 상승 전략이 일부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 OLEDTV 패널사업은 하반기 물량 증가 효과로 수익성 개선이 지속되고 있어 3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중소형 OLED사업은 3분기에 LG전자를 포함한 스마트폰업체 공급물량이 증가하면서 적자폭을 일시적으로 줄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LCD 비중이 아직까지 압도적인 사실을 고려했을 때 상승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 매출에서 LCD 사업 비중은 약 90%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P10' 공장을 OLED로 직행하는 등 OLED 중심 전략을 펼 방침이지만 당장 큰 반등폭을 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매출 5조6112억원, 영업손실 22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 감소한 가운데 두 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중국발 LCD 물량 공세가 전체 패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탓이다.

대형 OLED에 집중하면서 중소형 OLED의 고객사를 크게 넓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제한적이다. 중소형 OLED 시장에는 이미 BOE, 샤프 등 글로벌 업체가 뛰어들며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사업은 물량이 아무리 늘어나도 현재 시설에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며 "중소형 OLED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