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펜·대용량배터리 등 게임 특화 기능 앞세워, 애플 제친 화웨이 변수

삼성전자 오는 9일 갤노트9 언팩 행사…예년보다 3주 가량 앞당겨

갤럭시노트9 이미지. 사진=더버지 캡처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올 상반기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겪은 삼성전자가 9일 공개할 '갤럭시노트9'으로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전작인 갤럭시노트8의 공개 일정보다 3주 가량 앞당겨 제품을 선보인다. 신형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갤럭시S9의 부진을 상쇄한다는 복안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센터에서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가 끝난 후 약 2주 뒤인 24일 제품을 공식 출시한다.

제품 가격은 예상보다 낮은 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128GB 국내 출고가는 109만원선이 유력하다. 전작인 갤럭시노트8의 경우 64GB모델이 109만4500원에 판매됐다.

메모리 용량을 대폭 늘린 갤럭시노트9 512GB 국내 출고가는 135만원대로 책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갤럭시노트8 256GB모델이 125만4000원에 판매된 점을 고려하면 128·512GB 모두 성능 대비 가격이 낮아졌다.

제품은 여러 차례 이미지 유출로 스펙에 대한 유추가 가능해진 상태다. 우선 노트의 상징인 S펜에는 블루투스 기능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음악과 비디오 재생 뿐 아니라 일부 게임도 지원할 전망이다. 갤럭시노트9은 게임에 특화된 기능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돼 S펜의 기능이 어디까지 확장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외신 및 업계의 추정을 종합하면,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45과 함께 엑시노스 9810이 교차 탑재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갤럭시S9처럼 지역별로 다른 AP가 들어간 제품을 출시하는 방법이다.

삼성전자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 출시되는 스마트폰에는 엑시노스를, 북미와 중국에는 스냅드래곤을 주로 채택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엑시노스를 주로 채용했다.

제품에는 4000mAh 배터리가 장착된다. 전작인 갤럭시노트8 보다 700mAh 늘어나 충전 없이 이틀 동안 사용이 가능해진다. IT매체인 폰아레나는 삼성전자가 신제품에서 대용량 배터리를 넣기 위해 카메라 모듈과 지문센서 위치를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문센서는 듀얼 카메라 밑에 위치하게 될 전망이다. 렌즈에 지문이 묻는 불편함을 차단하게 된다. 전작의 경우 지문인식센서는 후면 듀얼 카메라 바로 옆에 위치했다.

삼성전자는 전작과 달리 많은 정보를 제품 출시 전부터 노출시키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갤럭시노트9을 시험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전세계 IT 매체들이 제품을 비중있게 다뤘다. 전략폰의 시장 파급효과가 사라짐에 따라 삼성전자가 의도적인 유출 마케팅까지 펼치며 조바심을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갤럭시노트8. 사진=삼성전자 제공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4200만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22.9% 점유율에서 올해 20.9%로 2%p(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밝힌 스마트폰 판매량과 비교해도 하향세는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31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동안 휴대폰 7800만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폴더폰으로 불리는 피처폰도 포함된 수치다.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가 밝힌 휴대폰 판매량은 9300만대로 올해 2분기는 19.2%가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품이 갤럭시S9처럼 흥행 부진을 겪을 경우 삼성전자는 중저가 제품 중심의 전략을 강화하는 데 더 무게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애플은 오는 9월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 적용된 프리미엄 제품 가격대의 2종과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이 탑재돼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제품 1종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들의 프리미엄 전략 강화의 움직임도 갤럭시노트9의 영향력을 희석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화웨이는 지난 2분기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화웨이는 75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비중을 전체 중 5%까지 늘리면서 고가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을 뺏으며 서유럽 시장 점유율을 늘리게 될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은 2016년 초반까지 로우엔드 제품에 집중해왔지만 최근에는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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