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매출 6조원선 붕괴, 증권가 전망치와 약 1조원 차이

매출액 전년 동기 대비 24.5%, 영업이익 91.8% 감소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이 주저앉으면서 애플발 악재·중국 추격에 따른 위기론이 현실화되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 부진의 골 역시 당초 예상보다 깊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2분기 디스플레이패널 부문 매출이 5조6700원, 영업이익 14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디스플레이패널(DP) 부문은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이다. 이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5%, 91.8% 하락했다.

증권가 전망치를 하회하는 성적을 내면서 반도체와 함께 부품사업 한 축을 담당하는 디스플레이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당초 증권업계의 2분기 6조원 중후반대 매출 전망치와 비교해 1조원 가량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의미가 작지 않다고 분석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분기 매출이 6조원 이하대로 떨어진 것은 디스플레이 업황이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지난 2015년부터 실적을 봤을 때 올해 분기 최초로 매출 6조원대가 꺾였다. 영업이익 역시 1400억원에 그쳐 2016년 2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시 매출액은 6조4200억원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이날 2분기 경영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LCD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업계 캐파(생산능력)가 확대되겠지만 수급변동으로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반기 LCD 업황 개선에 분명한 한계가 존재할 것이란 의미다.

이날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플렉시블 주요 거래선의 수요 약세와 함께 리지드(Rigid) 디스플레이 팹의 가동률 개선에도 불구하고 직전분기 대비 실적 감소가 이뤄졌다. LCD 부문도 판가하락 및 패널 수요 감소로 직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하며 전체 부진을 이끌었다.

반전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연말 성수기 패널 수요다. 하지만 올해 BOE 등 중국 업체들이 10.5세대 LCD 공장 가동을 시작한 상황에서 수요 증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2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매출 비중은 60% 후반대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 출하를 줄이면서 중소형 OLED의 확대는 또 다른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위치한 팹 'A5(가칭)'에 대해 투자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애플 뿐 아니라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서며 중소형 OLED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교해 5.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가 2004년 전세계 스마트폰 매출을 집계하기 시작한 후 최초의 감소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팹 가운데 캐파가 가장 큰 A3의 가동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월 10만5000장을 생산하는 A3는 하반기 아이폰 흥행이 실패할 경우 올해 평균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올해 하반기부터 플렉시블 제품 확대로 OLED 매출이 상반기 대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기술 및 원가경쟁력 강화를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널 부가가치 향상 및 폴더블 신규 제품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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