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추격 등 시장변동성 확대 따라 보수적 관점 지향

모바일시장 하향세 등 과거 수급 상황과 달리 변수 산재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 속도를 조절해나갈 방침이다. 이는 당초 한상범 부회장이 밝힌 공격적인 OLED 투자 원칙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중국의 LCD(액정표시장치) 굴기와 함께 OLED 추격이 본격화되면서 변수가 커진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5일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지속하되, 투자시기와 규모를 조정해 2020년까지 약 3조원을 축소해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3년간 OLED 패널 생산공장 증설에 2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다. 나머지 90%는 LCD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현재 LG디스플레이 OLED 비즈니스의 매출 비중은 약 10% 후반 수준으로 올해 20% 달성이 목표다. 2020년에는 4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 조정은 하락하는 LCD 업황 속 OLED를 유일한 반전카드로 삼기에는 대내외 변수가 커지고 있다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부사장(CFO)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냉철하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관리하겠다”며 “시장 상황이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예측 변동성이 높다. 현재 상황은 과거 디스플레이 수급 상황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장기 관점에서 OLED 전환을 강화하되 투자시기와 규모를 재조정한다”며“모바일 시장 하향세 등에 따라 보수적으로 접근해 2020년 3조원 축소해 집행한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은 LCD를 넘어 OLED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LCD 패널생산 세계 1위 기업 BOE는 중소형 OLED에 이어 LG디스플레이의 텃밭이던 대형 OLED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BOE가 내년 65인치 대형 OLED 양산도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디스플레이 산업의 구조적 공급 과잉 및 경쟁 구도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LCD 부문은 IT의 내로우(Narrow) 베젤, IPS 볼더리스(Borderless), 옥사이드 (Oxide) 등 차별화 기술 및 TV의 초대형 등 고부가 중심 제품 운영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OLED 부문은 3분기 중 OLED TV 흑자 전환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파주의 10.5세대 투자도 OLED로 직행한다.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중국 8.5세대 OLED 공장과 더불어 대형 OLED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한다는 목표다. 파주의 팹인 E6-2는 수요에 따라 운영을 결정한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2분기 매출 5조6112억원, 영업손실 228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LCD 패널 판가의 급격한 하락, 세트업체들의 보수적 구매 진행으로 인한 출하 감소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2281억원으로 지난 1분기 982억원의 적자에서 확대됐다. 상반기만 놓고 볼 때 LG디스플레 매출은 11조2864억원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 13조6910억원과 비교해 17.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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