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년 초 폴더블폰 출시 예정…스마트폰 시장정체 속 혁신 '속도'

가격 170~200만원선, 애플 진입 후 2021~2022년 시장 성장 가능성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초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새로운 폼팩터로 선두 독주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폴더블폰의 시장성장 시기가 2021~2022년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기존 스마트폰 이용자 수요를 얼마나 빠르게 흡수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코드명 '위너(Winner)'로 폴더블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7인치 크기로 지갑처럼 스크린을 반으로 접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휘어짐의 정도를 뜻하는 곡률을 두고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곡률 3R까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으나 출시할 폴더블폰의 곡률이 2.5R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3R은 반지름 3mm인 원을 감싸는 정도의 휘어짐을 뜻한다. 2.5R은 반지름이 더 좁은 원을 감쌀 수 있는 휘어짐을 갖춘 것으로 3R보다 기술 난도가 높다. 1R은 디스플레이를 종이처럼 접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폰용 디스플레이 곡률은 2.5R 정도로 추정된다"며 "화면 양쪽이 1:1 비율로 접히는 게 아니라 1:1.x 정도로 접히면서 크기는 7.29~7.3인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내년 초 폴더블폰 출시 계획은 스마트폰 시장 하향세에 따른 절박성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은 기존 스마트폰 폼팩터에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진다. 제품을 펼 경우 소형 태블릿PC와 유사한 디스플레이 크기가 구현돼 노트북·태블릿 시장의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중저가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승기를 쥘 경우 모바일 사업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폴더블폰의 가격을 2000달러로 잡아 제품 3000만대를 판매한다고 가정할 경우 250달러 제품을 2억4000만대, 150억 달러 제품을 4억대 판매하는 것과 동일한 매출 증대 효과가 있다. 지난 1~3월 삼성의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250달러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양산을 위한 생태계는 이미 구현됐다고 본다"며 "폴더블폰이 성공한다고 할 경우 제품 폼팩터 변화에 따른 신규투자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업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폴더블폰 콘셉트 이미지.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강자인 애플이 뛰어들기 전까지 시장 성장세가 더딜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폴더블폰의 가격이 1500~2000달러선에서 결정된다고 봤을 때 고가 제품 비중이 높은 애플에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1~3월 아이폰 ASP는 728달러로 고가 제품군에서 삼성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있다.

홍주식 IHS마킷 이사는 "애플이 2021년 폴더블폰을 내놓을 경우 전체 제품 출하량은 25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전까지는 1000만대 이하 선에 머물게 될 것"이라며 "해당 가격대에서는 삼성전자나 중국의 기업보다 애플이 가져가는 이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이사는 또 "폴더블폰은 안드로이드 기반 업체가 먼저 시작할 것이지만 애플의 진입에 의해 커질 것"이라며 "이 시기는 2021년~2022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폴더블폰에 채용되는 플렉시블 OLED 패널 출하량은 올해 1억5761만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25.8%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제품을 출시하는 내년 플렉시블 OLED 패널 출하량은 2억2381만대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와 비교해 42%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홍 이사는 "폴더블폰으로 어필할 수 있는 것은 현재 대화면이 유일하다"며 "스마트폰은 하드웨어만 가지고는 안된다. 애플리케이션이 없으면 PDA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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